헝다, 역외채권단에 '리스크 해소 시간' 요청

"어렵게 얻은 안정에 영향 미칠 과격한 법적 조치 자제" 당부

[사진=로이터]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인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中國恒大,3333.HK)이 역외 채권단에 모든 채권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리스크 해소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헝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역외 채권자에 복잡한 재정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채무를 조정할 시간을 달라며 과감한 법적 조치가 오히려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헝다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역외 채권자들과 대화와 소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관계 자문 기구들과 작업하고 있으며 리스크 완화 작업 모색을 위한 길을 찾는 데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어렵게 얻은 안정에 영향을 미칠 과격한 법적 조치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효과적인 채무 조정 계획을 세우고 이행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헝다의 이날 성명은 헝다의 채무 조정 과정에서 역외 채권단들이 가장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20일 미국 로펌 커크랜드앤앨리스와 투자은행 모엘리스앤코는 헝다 역외 채권단 대표로 발표한 성명에서 "헝다가 디폴트 해소를 위해 더 긴급하게 움직이지 않을 경우 법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다"며 강제 조치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지난달 초 헝다가 공식 디폴트에 빠진 후 광둥성 정부는 실무팀을 파견해 회사 내부에 리스크해소위원회를 설치하고 헝다 사태를 통제 관리하며 구조조정과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헝다그룹은 재정적 압력을 감안해 국유 은행과 로펌을 채무조정 중개기구로 지정하기도 했다. 

헝다는 총자산만 2조3000억 위안(약 420조원)으로, 미지급금을 포함한 총부채는 1조970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 중 달러채 규모는 10분의1 수준이다. 나머지는 모두 위안화 채권이다.

이에 헝다는 그간 위안화 채권 이자 상환을 우선시했었다. 지난해 10월 19일에도 자산 매각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달러채보단 위안화 채권 이자 1억2180만 위안을 먼저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