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전문 사이트인 취날 관계자가 최근 본지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동계올림픽 시즌에 맞춰 중국 곳곳에서 겨울스포츠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 주말마다 스키장에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로 북적인다고 전했다.
실제 취날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춘제 기간 빙설 관광상품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484% 급증했다. 특히 쓰촨성 청두, 충칭, 후베이성 우한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겨울스포츠 인기가 뜨거웠다. 남부 지역 빙설 관광상품 예약률만 전년 동기 대비 4배가량 늘어났으며 '빙설관광 인기 여행지 톱(Top)10'에 남부 지역 5곳이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中 전폭적인 지원에 거침없는 '겨울스포츠 굴기'
사실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육상과 수영 등 아시아권 선수들이 비교적 성적이 낮은 종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이었지만 겨울스포츠에선 쇼트트랙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겨울스포츠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도는 낮았다. 불과 26년 전만 해도 중국에는 스키장이 단 한 곳뿐이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 2015년 동계올림픽 유치 직후부터 당국이 동계올림픽 띄우기에 나선 덕분에 '겨울스포츠 굴기(崛起·우뚝 서기)'에 거침이 없다. 중국 스키산업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아이스링크장과 실내·외 스키장이 각각 654개, 803개로 2015년 대비 317%, 41% 늘었다.
겨울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중국 당국의 노력이 효과를 나타냈다.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급증한 것. 중국 유력 일간지 신경보는 지난 12일 중국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빙설관광 발전 보고'를 인용해 겨울스포츠를 1회 이상 경험한 사람이 2016~2017년 겨울시즌에 1억7000만명에서 2020~2021년 겨울시즌에는 2억5400만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겨울시즌에는 3억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 인구 약 14억명 중 25%에 해당한다. 4명 중 1명은 겨울스포츠를 경험했단 얘기다. 이에 따른 관광 수입은 3233억 위안(약 6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6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체육총국이 발표한 '겨울스포츠 발전 규획(2016~2025년)'과 '전국 겨울스포츠 시설 건설 규획(2016~2022년)'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당시 중국은 겨울스포츠 인구 3억명을 제창하며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22년까지 전국적으로 아이스링크장을 650개 이상(신규 500개 이상), 스키장을 800개 이상(신규 240개 이상) 확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모색했다. 중국은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뒤 전국 2000여 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 겨울스포츠를 포함했으며 학교마다 컬링, 스케이트,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설치하고 방과 후 과목을 개설했다.
또 동북부 지역에 몰려 있던 스키장과 아이스링크장을 북서부 지역과 남서부 지역 등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역 간 이동이 힘들어지자 실내 스키장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국 노력에도 '겨울스포츠 강국' 갈 길 멀어··· 인프라 개선 역점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에서 겨울스포츠 인기가 높아져 관련 산업 규모도 매년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첸잔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중국 빙설산업 발전 연구 보고에 따르면 중국 빙설산업 규모는 2015년 2700억 위안에서 2020년 6000억 위안으로 성장했다. 2015~2020년 빙설산업은 연평균 14.23%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5년엔 빙설산업 규모가 1조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이 겨울스포츠 강국이 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은 현재 성장세로 보면 오는 2025년에 세계에서 가장 큰 겨울스포츠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순 일회성으로 그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급증했지만 실상은 스키장 방문객 중 90% 이상이 1회 정도에 그쳤고, 스키장 방문객 평균 체류 시간도 2시간에 불과했다. 또 간단한 시설과 초급 코스로만 구성된 단순 체험형 스키장이 전체 스키장 가운데 무려 77%를 차지했다.
겨울스포츠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중국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장서우웨이 둥베이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중국 빙설산업 발전은 경기장·시설·전문 인력 부족, 인프라 개선 등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빙설산업 대중화를 위해 관련 지원책을 마련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인프라 건설을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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