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소재 한 중소기업은 직원들에게 설 상여금을 주지 못한 지 3년째다. 회사 대표 A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명절에도 일을 해야 하는 처지인데 ‘떡값’은 언감생심”이라며 “추석엔 사정이 나아져 직원들을 챙겨줄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중소기업계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매출이 줄고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설 상여금 등 직원 복지를 챙겨줄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반면 대기업과 일부 벤처‧스타트업에선 최장 9일간 휴가와 상여금 등을 제공하면서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25일 한국경영자총연합회의 ‘2022년 설 휴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사자 300인 이상인 대기업 10곳 중 3곳(29.6%)은 올해 설 연휴에 6일 이상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과 공휴일을 합하면 총 5일이지만 자체적으로 ‘샌드위치(휴일 사이 끼어 있는 평일) 휴무’를 실시하는 것이다.
설 상여금에서도 격차가 벌어졌다. 채용 플랫폼 회사 사람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기업 평균 상여금액은 중소기업의 1.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1인당 평균 상여금은 131만원이며 중견기업 106만원, 중소기업 73만원 순이었다.
중소기업계는 상여금 지급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설에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37.6%에 불과했다.
이처럼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나타나는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중소기업계에 경영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코로나19 위기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계는 그렇지 못해 ‘K자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중기중앙회 조사에서 중소기업 26.0%는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으며 85.6%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판매·매출 부진(68.3%) △원·부자재 가격 상승(56.3%) △인건비 상승(31.3%) △판매대금 회수 지연(10.6%) 등을 꼽았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지난해 수출 증가 등에 따라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호전된 반면 소기업들은 오미크론 발발로 인해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기업뿐 아니라 일부 빅테크 기업과 벤처‧스타트업에서도 임직원 보상과 복지를 늘리고 있어 영세 중소기업계의 박탈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바비톡은 샌드위치 휴일인 다음 달 3일과 4일에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우아한형제들도 같은 기간 ‘권장 휴가’를 실시한다. 올해 처음 도입된 권장 휴가는 샌드위치 휴일에 직원들에게 휴가를 권장하는 제도로, 임원급은 필수적으로 휴무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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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상여금 지급이 힘든것은 이해하겠는데,
오히려 명절에도 일을 해야 하는 처지라는게 이해 안되는 상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