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은 26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은 산업재해 사망자와 대형 재난사고에 대한 책임을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묻고, 외주 관련 원청의 책임·처벌에 관한 규정을 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생명과 안전은 인권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가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생활 곳곳에서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석탄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사망사고, 이천 물류센터 화재 참사, 광주 아파트 건설 현장 붕괴 사고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이 같은 재해로부터 국민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공감대 속에 제정됐다"며 "최근에도 반복되는 안전사고로 인해 법률 시행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법은 중대산재와 중대시민재해를 '중대재해'로 포괄한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 하청노동자 및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중대·시민재해에 대한 원청 처벌 규정, 사망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의 하한제 도입,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을 담고 있다.
송 위원장은 "(우리나라가) 경재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산재 사망자와 대형 재난사고를 낸 원인으로는 위험의 외주화와 비용 절감 추구, 재해의 심각성과 피해 정도에 상응하지 못한 경미한 처벌 관행 등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5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후부터 적용받는 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2020년 기준)에 따르면, 산재 사망자의 약 63%가 5인 미만과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산재 사망자 수 2062명, 하루 평균 5.6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법 적용에 예외를 두거나 미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정부·기업이 더욱 엄격한 관리 감독과 가능한 모든 조치 등을 통해 중대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사고 발생시 엄정한 법 적용으로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인권위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법·제도 보완과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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