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400만명 이상이 청약에 참여하면서 대부분의 주식투자자가 공모주를 받은 만큼 매도 시점을 가늠하려는 개미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면서다. 글로벌 1위 기업 CATL(닝더스다이) 대비 할인·할증 여부를 두고 각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만큼 현재 CATL 시가총액과 유사한 수준의 주가인 '51만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총 6개 증권사가 27일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증권사별 목표주가는 △유안타증권 39만원 △SK증권 43만원 △NH투자증권 43만원 △유진투자증권 52만원 △한국투자증권 60만원 △메리츠증권 61만원 등이다. 증권사별 목표주가 차이가 최대 22만원에 달하는 상황으로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기업가치 추정치가 약 50조원 이상 차이나는 셈이다.
이처럼 목표주가 편차가 큰 배경에는 할인율 차이가 자리한다. 각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산출하면서 비교그룹으로 경쟁사인 중국 CATL을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31%의 할인율을 적용한 증권사도 있었지만 오히려 기업가치를 할증한 곳도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업체는 아니지만 순수 배터리소재 업체이면서 같은 테슬라 밸류체인에 속한 엘앤에프의 CATL 대비 평균 할인율은 10%고 분리막 업체 중 2020년 기준 습식 분리막 1위인 'Yunnan Energy' 대비 SK아이이테크놀로지(2위)의 평균 할인율은 33%"라며 "이 둘을 평균한 22%를 CATL 대비 LG에너지솔루션 할인율로 적용하면 목표주가는 43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CATL 대비 할인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오히려 할증한 증권사도 두곳이나 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5년 실적을 기준으로 CATL 대비 20%를 할증했고 메리츠증권은 2024년 실적을 기준으로 25% 할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과 실적이 근시일 내에 CATL을 넘어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ATL이 중국 내수시장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진정한 글로벌 1위 2차전지 생산회사다. 2020년 기준 CATL의 내수시장 매출 비중은 84.3%에 달한다"며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완화되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2025년까지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16%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지배력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2025년 26%, 2030년 30%로 강화될 전망"이라며 "수주잔고도 LG에너지솔루션이 CATL을 역전할 것으로 보인다. CATL 대비 할인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결국 주가의 향방은 상장 당일인 27일 LG에너지솔루션의 CATL 시가총액 돌파 여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돌파할 경우 시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1위 등극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며 CATL 대비 할증이 붙겠지만 돌파하지 못할 경우 할인된 상태에서 주가가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은 "상장 초기에는 유동물량이 적고 FTSE, MSCI, 코스피200 등 지수편입 호재로 주가가 오버슈팅할 수 있지만 51만원에 주목해야 한다"며 "주가가 51만원에 도달하면 시가총액이 120조원에 달하는 셈으로 현재 세계 1위인 CATL보다 비싸지게 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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