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오름세가 1년 가까이 지속하면서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물가에 찬물을 끼얹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대란이 여전해 서민 경제 적신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연간 상승률은 2.5%로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4.0%를 기록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간 물가 상승률은 2019년 0.4%, 2020년 0.5%로 2년 연속 0%대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큰 폭으로 뛰었다.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계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쌀 20㎏의 평균 소매가격은 5만2650원으로 평년 가격(4만9474원)보다 3000원 이상 높다. 같은 날 기준 국거리용으로 주로 쓰이는 한우 양지 1+등급 100g의 평균 소매가격은 8196원으로 나타났다. 평년 가격(7895원)보다 상승한 것. 삼겹살(국산 냉장 100g) 소매가격도 2293원으로 평년(1813원)보다 400원 이상 높다. 과일 가격도 오름세다. 같은 날 기준 사과(후지) 10개 소매 평균 가격은 2만7095원으로 평년 가격(2만1864원)보다 5000원가량 비싸다. 배(신고) 10개 소매가격은 3만5126원으로 평년(3만4727원)보다 소폭 올랐다.
정부는 가격담합 등 불공정행위와 편승 인상 등도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담합,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등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하겠다"면서 "오리, 토종닭, 아이스크림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장바구니 품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위반 혐의 확인 시 직권 현장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담합이 적발될 경우 강력한 시정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다.
공공요금·국제 유가 등 물가 인상 요인 수두룩
물가 오름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분기부터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어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대선 직후인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10.6% 올리겠다고 밝혔다. 4인 가족 기준 월평균 1950원가량 요금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도시가스 요금도 올해 말까지 16.2% 인상될 예정이다.
정부가 유류세를 낮춰 지난해 12월부터 9주 연속 휘발유 가격은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전국의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8.9원 오른 ℓ당 1651.0원이었다. 경유 판매 가격 역시 전주 대비 19.6원 상승한 ℓ당 1469.6원이었다. 유가 오름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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