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A. 최근 3개월간 바디프로필 준비와 영지X래원 합작 앨범 준비를 동시에 해서 너무 바빴습니다. 이후 잠깐 산에도 다니고 빌딩도 구경하면서 쉬고 있어요. TMI지만 66kg까지 감량하고 득근(근육을 얻음) 후에 폭식을 해서 지금 현재 74키로 근육돼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개인 앨범 마무리 작업을 슬슬 시작해볼까 해요.
Q. 쇼미더머니에서 큰 화제가 됐고 그 후로 2021년에 더욱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요. 쇼미더머니 출연 이후 래원의 삶, 음악적 철학에 있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무엇이고 래원에게 2021년은 어떤 한해였나요? 그리고 2022년에 가장 하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A. 시즌 6때부터 지원해서, 조바심이 났던 어린 마음에 쇼미더머니는 평생 저에게 있어서 끝없는 욕망이자 채워지지 않는 무엇인가가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이번 시즌 코드쿤스트 형과 팔로알토 형을 프로듀서로 만나고 함께 작업하면서 엄청 단단해졌어요. 처음부터 본선만 꼭 가봐야지 하고 도전했기에 결승까지 가고 나니까 조바심의 굴레에서 졸업한 느낌이에요. 이제는 정말 내가 재밌어하고 잘하고 좋아하는 걸 자신감 있게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예전보다 곡 내는 것에 부담도 줄었고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어요. 어떤 유튜브 댓글에서 봤는데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래원은 잊을 수 없는 한해를 보낸 것 같다”고. 맞습니다. 2021년 진짜 잊지 못할 한해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2022년에는 꼭 하고 싶은 것은 EP나 정규 단위의 수록곡, 더 많은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에요. 마지막으로 EP앨범을 낸 지 2년이 지났거든요.
Q. 래원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뭔가요?
A. 저를 행복하게 하는 건 제 속도에요. 저는 제 템포만 잘 유지하면 사소한 것도 행복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급하지 않게 준비하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볼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모든 것을 해나가는 것이 저를 행복하게 하는 것 같아요
Q. 이영지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공연도 함께 하고요. 만나면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뭘 하면서 보내세요? 래원에게 이영지는 어떤 존재인지도 궁금해요.
A. 같이 바디프로필 준비하면서 3개월간은 만나면 보통 ‘너 오늘 뭐 먹었어?’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어요. 음식 영양 성분만 이야기하고(웃음)... 그런데 이제는 바디프로필도 끝났고 공연도 끝나서 서로 덕담만 해요. ‘너가 최고다’, ‘너는 이게 멋있고 이게 좋다’ 그리고 서로 가치관이 잘 맞아서 깊은 이야기도 자주 해요. 사는 이야기, 구체적인 건 비밀이에요.
Q. 단독콘서트 2회차 매진까지 총 55초가 걸렸는데 예상하고 있었나요? 그리고 공연을 진행한 소감도 말씀해주세요.
A. 예상을 하나도 못했어요(웃음). 1회차 공연은 긴장을 정말 많이 했는데 사람들이 SNS에 좋은 후기들을 올린 걸 보고 2회차 때는 좀 더 편하고 행복하게 공연했던 것 같아요. 정말 풍성하고 뿌듯한 공연이었답니다.
Q. 이영지와 함께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나요? 또한 개인적인 버킷리스트도 궁금합니다.
A. 이영지랑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는 음... 같이 맛있는 거 먹은지가 오래된 것 같아서 양고기 카레나 먹으러 가고 싶네요. 제 개인적인 버킷리스트는 번지점프에요.
Q. 래원에게 친구와 동료의 의미는 뭔가요?
A. 저는 친구가 정말 없어요. 그래서 헷갈려요 맨날. 어떤 게 친구일까 의미를 부여하기가 힘드네요. 영지랑 친구하는데도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그동안 사귄 친구들도 다 떠나보내서. 차차 친구와 동료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은둔형 외톨이에요.
Q. 사랑 노래를 다시 낸다면 자신의 경험 혹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내고 싶나요? 그리고 래원이 생각하는 사랑은 뭔가요?
A. 사랑 안 한지가 정말 정말 오래되었는데 영화처럼 드라마처럼 허구의 이야기에 제 옛날 감정을 가미해서 만들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실제 이야기만을 담았으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사랑은 '사랑을 믿지 않을 때 불쑥 찾아오는 것'이 사랑인 것 같아요. 저는 사랑 잘 모르거든요. 사랑은 미신이다...?
Q. 가사에 뜻 없는 단어들로 라임을 짜는 걸로 유명한데요, 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의 영감들은 어디서 얻나요? 그 가사들은 어떻게 외우세요?
A. 영감을 받기 보다는 제 혓바닥이 일을 하는 것 같아요. 혀가 요리조리 움직여보고 저한테 직접 단어를 가져다주는 느낌이랄까. 가사도 외운다기 보다는 만들 때 너무 몰입하다보니 입 밖으로 뱉어보면서 희열을 느끼면서 계속 하다보면 곡을 다 쓸 때쯤 자연스레 외워져있더라고요.
Q. 래원의 삶에 채우고 싶은 단어 3가지는 뭔가요? 그리고 이유도 말씀부탁드려요.
A. 제 삶에 채우고 싶은 단어는 나무늘보, 거북이, 달팽이예요. 사랑, 평화, 여유 이런 걸 하려다가 동물로 한 이유는 천천히 살고 싶어서요.
Q. 평소 곡의 영감들을 메모해놓고 천천히 만드는 편인가요? 그 자리에 앉아서 한번에 완성하는 편인가요?
A. 한 번에 완성하는 편이에요.
Q. 라임 맞추는 가사는 어떻게 생각해내는 편인가요?
A.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입으로 요리조리 소리를 혀 굴리면서 내보면서 캐치해내요.
Q. 처음 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A. 처음에 다른 가수들의 랩을 따라 부르다가 중학교 때 친구가 저에게 와서 “너가 직접 가사를 써서 부르지 않으면 그건 랩을 잘하는 게 아니야” 라고 말했던 게 자극이 돼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가 15살 때였어요.
Q. 랩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작사를 할 때 생각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A. 사실 제 음악 중에 자극적이고 라임으로 가득 채운 노래들만 주목을 받지만 저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요. 외롭다던지 공허하다던지. 제 마음속에 채울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해서 얘기하는 노래들이요.
Q. 랩 외에 새로운 장르나 직업적 측면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A.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직 음악으로 다 못 담아서 그걸 끝낸 후에야 도전해보고 싶은 다른 것들이 생길 것 같아요. 아 근데 연기는 꼭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Q. 요즘 운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요. 운동을 하는 이유는 뭔가요? 운동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치는 뭔가요?
A. 운동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치는 그저 건강이에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식단을 병행하게 되니까 소화도 잘 되고 피부도 좋아지고 호흡도 좋아지고 그냥 전체적으로 튼튼해지는 느낌이에요.
Q. 팬들이 준 선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무엇인가요?
A. 팬들이 준 선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선플 모음집인 것 같아요. 제 팬분이 인터넷 댓글들 중에 선플들을 캡쳐해서 책으로 만들어주셨는데 정말 감동 받았었어요.
Q. 코로나로 인해 콘서트를 못하다가 2년만에 콘서트를 하는 기분이 궁금하고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저는 데뷔 때부터 쭉 코로나가 유행했어서 공연을 많이 해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고요. 이번 공연이 관객 분들이 전 부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시고 소리도 못 지르시니까 반응이 없어서 그게 가장 아쉬웠어요 하지만 이런 시국에 콘서트를 무사히 잘 마친 것만으로도 너무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팬 여러분들.
Q. 랩이 래원에게 주는 의미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래퍼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저에게 랩은 유일했던 친구이고, 앞으로 평생을 함께 할 친구에요. 제 모든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일기 같은 친구. 래퍼를 꿈꾸는 청소년 분들도 꼭 랩이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다양한 것들에서 영감을 찾아가고 그걸 작품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아파하고 기뻐하고 슬퍼하면서 이야기를 담고 표현해주시는 모든 예술가분들게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덕분에 많이 위로 받고 있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