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 긴축 우려로 국내외 증시에서 특히 기술주의 하락 움직임이 두드러진 가운데 애플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지난 30일에도 상승 마감한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미 연준의 긴축 우려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1월에만 3.3%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3%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는 8.9%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에도 미국 증시가 최근 2거래일 간 상승 마감한 데는 '나스닥 대장주'로 떠오른 애플의 호실적이 영향을 끼쳤다. 애플이 지난 27일 2021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것이다.
애플은 2021년 4분기(애플 자체 기준 1분기) 매출이 1239억 달러(약 149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순이익은 34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다. 주당 순이익은 2.1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 문제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시장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 들어 177.57달러에서 159.22달러로 10.33% 떨어졌던 애플의 주가는 지난 28일 6.98% 상승한데 이어 31일에도 174.78% 오름세로 거래를 마치며 1월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애플이 해외 주식 투자자들에게 비교적 편안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펀더멘털뿐만 아니라 중장기 성장 가능성도 풍부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이슈로 테크 섹터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역시 이에 호의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매출 성장과 이익, 주주 환원, 반도체 공급 부족에서 자유롭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외험 회피(리스크 오프·Risk off)' 트렌드의 '끝판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위험 자산 선호심리 상황으로 변하더라더 메타버스와 '애플카'로 성장 스토리가 연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애플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제품과 기술력,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독자적 생태계 등 다양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데 공급 차질 이슈가 잔존하는 현재 시점에서 탁월한 공급망 관리 능력까지 증명했다"며 "예정된 신제품 출시 일정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