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경기도청 공무원에게 개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에 휘말린 가운데 이에 연루된 배 모 전 사무관이 2일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그랬다"며 시인했다.
다만 배 전 보좌관은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며 이 후보 부부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배 전 보좌관은 이날 오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아무런 지시 권한이 없었고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A씨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혜경씨의 약 대리 처방 의혹에 대해서는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했다.
배 전 보좌관은 "그래서 A씨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시도조차 당사자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거듭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 A씨는 배 전 보좌관을 통해 대리 약 처방과 음식 배달 등 김혜경씨의 사적 심부름을 수행했다고 폭로했다.
다음은 배 전 보좌관 입장문 전문이다.
제가 전(前) 경기도 별정직 비서 A씨에게 각종 요구를 하면서 벌어진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하여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면목 없게도 최근에서야 제가 A씨에게 했던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돌아보았습니다.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습니다.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습니다.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A씨의 불만과 반발은 당연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비판도 마땅한 지적입니다.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습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합니다.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무런 지시 권한이 없었고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A씨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A씨에게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도조차 당사자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거듭 사과드립니다.
이 밖에도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잘못이 더 있을지 모릅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진행되는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아울러 선거운동과 관련된 자원봉사 활동도 일절 하지 않으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일로 상처받은 많은 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