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미·러 우크라이나 충돌 우려로 7년 만에 최고치 기록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원유 증산 유지 방침에도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우려에 유가가 7년 만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0.06달러(0.07%) 상승한 배럴당 88.26달러에 거래됐다.

WTI 가격은 2014년 10월 이후 약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며 배럴당 90달러 수준에 다가섰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물 선물 가격도 장중 배럴당 90달러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OPEC+는 이날 정례 회의에서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원유를 증산하기로 한 계획을 3월에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증산 유지에도 잠재적인 공급 차질과 지정학적 우려에 주목했다.

우선 미국의 원유 재고는 시장의 예상치를 큰 폭 하회하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대비 104만7000배럴 감소한 4억1514만 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11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재고가 예상 밖의 감소세를 보이며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 예멘 반군의 아랍에미리트(UAE) 공습 등 지정학적 우려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CNN 방송 등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동유럽 추가 배치를 공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대기 명령을 받은 미군 병력은 폴란드와 루마니아, 남동 지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국가에 배치될 예정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잠재적 침공 가능성이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긴장이 지속된다면 유가가 더욱 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