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 거리측정기 제조 기업 브이씨가 다음 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 절차를 앞두고 있다. 전방산업인 국내 골프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공모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다만 주당 최대 1만9500원인 공모가에 대해서는 고평가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브이씨는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번 공모는 100% 신주 발행으로 총 100만주를 모집하며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5000~1만9500원이다. 수요예측 이후 공모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15~16일 일반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2005년 설립된 브이씨는 거리측정기 등 골프용 IT 디바이스를 판매하고 있다. 2011년 음성형 거리측정기인 '보이스캐디'를 처음 출시한 이후 시계형, 레이저형 측정기를 순차적으로 내놓으며 이 분야에서 시장 지배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코스를 파악하기 위한 디지털 '야디지 북(Yardage book)', 휴대용 스윙분석기 등은 물론 최근에는 연습장용 시뮬레이터 'VSE'를 출시하는 등 제품 구성을 다변화하고 있다.
브이씨의 경우 주요 제품인 거리측정기 수요가 지난 2016년 15만대에서 지난해 31만대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20년 매출액은 353억원으로 전년(319억원) 대비 약 1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63% 증가했다. 지난해 역시 3분기 누적 매출이 369억원으로 2020년 연간 매출 규모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5개년 연평균 성장률은 30%에 달한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연구개발 및 마케팅, 사업 확장을 위한 지분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골프클럽, 의류 등 현재 주력인 거리측정기 이외의 골프용픔 기업이 투자 후보군이다. 거리측정기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마케팅 비용의 경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대회 후원 등에 사용된다. 지난해 기준 브이씨의 해외매출 비중은 전체의 19% 수준이다.
다만 골프존, 가민(Garmin) 등을 비교기업으로 삼아 산출된 공모가는 고평가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국내 유사 기업이 적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두 기업과의 매출 차이가 큰 편이다. 연결 기준 두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2985억원(골프존), 4조9399억원(가민)에 달한다. 공모가 산출에 활용된 주가수익비율(PER) 배수는 17.56배로, 이를 브이씨의 작년 3분기 순이익에 곱해 주당 가치를 2만295원으로 계산했다.
최종 공모가 범위에 적용된 할인율은 26.1~3.9%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평균(36.17~23.89%) 대비 작은 편에 속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전방산업 호황과 실적 성장세를 고려하면 중소형 공모 기업 중 관심을 끌 수 있다"며 "낮은 할인율과 대형 골프 관련 기업들과의 비교를 통해 공모가 범위가 비교적 높게 나왔다는 것이 변수"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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