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뛰는데 예금금리 게걸음"…은행권 예대마진 확대 제동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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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2-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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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오늘 금리가 제일 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은행권 대출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그러나 예금금리 상승 속도는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예대금리차' 확대 이슈가 화두로 떠올랐다. 은행은 금리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반면 차주들 부담은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치권과 금융당국 등을 중심으로 예대금리차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어 실제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평균은 연 3.63%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1.04%포인트 상승한 것이며 2014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혼합형 주담대 금리 역시 3.7~5.5% 수준으로 지난 2020년 6월 역대 최저치(2.13~2.56%)를 기록한 이후 1년 6개월 만에 상단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 상단도 어느덧 6%에 도달했다.

반면 은행 수신상품 금리는 여전히 상당 부분 1%대에 머물러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너나없이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으나 은행 대부분이 예·적금 금리를 기준금리 인상폭(0.25%포인트) 안팎에서 조정에 나서고 있어서다. 수신금리가 대출금리 인상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자연스레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금리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 같은 예대마진 확대를 통해 은행권 수익은 역대급을 경신 중인 반면 은행 상품을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들의 부담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실행 중인 가계대출 가운데 8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형 금리 차주들이 1년 전보다 급격하게 높아진 금리 산정과 이자 부담에 맞닥뜨리고 있다. 여기에 한은이 지난 1월 이후 최소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향후 예대금리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 확대가 불가피하다지만 은행들의 이 같은 금리 결정이 타당했는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비판이 제기된다.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는 지난해 말부터 "예대금리차가 역대급으로 커지면서 금융당국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2%포인트 넘는 예대금리차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1.5∼1.8%포인트로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과도하게 벌어지는 것은 금융소비자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예대금리차 추이를 점검한 후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감독당국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은행 예금금리에 이어 대출금리 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대선 정국에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예대금리차 축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은행권 예대금리차에 대한 정기 공시를 공약으로 내놓았고 이에 발맞춰 국회에서도 관련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에는 예대금리차를 대통령령에 따라 정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고, 예대금리차 증가 시 금융위가 금리 산정에 대한 합리성·적절성을 검토해 개선 조치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금융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금리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예대금리 조정은 시장원리에 발맞춰 운영돼야 하는데 당국의 과도한 개입은 시장질서 훼손에 따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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