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칵테일 리스크] 엔데믹 돼도 고용 정상화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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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2-02-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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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쉬었음' 인구 18년만에 최대

  • 그냥 쉰 30대 인구 28만…11% 증가

  • 대외 악재 많아 올해도 고용개선 험난

지난해 11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열린 2021 구로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대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 성장을 이끌어갈 고용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청년층을 중심으로 취업 활동을 중단한 '구직단념자'와 '쉬었음' 인구가 급증했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 준비나 가사·육아 등을 하지 않고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쉰 사람을 뜻한다. 문제는 개선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이 되더라도 고용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62만8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개편한 2014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2019년 53만3000명이던 구직단념자는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 60만5000명으로 크게 뛴 뒤 지난해에도 60만명대를 유지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 인구도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쉬었음 인구로 분류한 사람은 239만8000명에 달했다. 전년보다 2만4000명(3.5%) 증가한 것이다.

쉬었음 인구 증가세는 30대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해 그냥 쉰 30대 인구는 28만2000명으로 2020년보다 11.1% 늘었다. 은퇴 연령층인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유일한 증가다. 증가 폭은 60대 이상(6.8%)을 넘어섰다.

구직단념자는 만 15세가 넘은 사람 중 1년 이내에 구직 경험이 있고 일할 능력도 있지만 노동시장적 이유로 최근 4주간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쉬었음 인구는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쉰 사람이다. 사실상 실업 상태지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첫 일자리 질도 하락했다. '한국의 사회동향 2021' 보고서를 보면 청년층이 졸업 후 취업한 첫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인 비율이 지난해 49.1%로 2019년과 2020년(각 41.9%)보다 7.2%포인트(p) 뛰었다. 시간제 일자리도 2019년 31.7%에서 2020년 34.4%, 지난해엔 38.3%로 올랐다.

이 같은 고용의 질 하락은 다른 경제 위기 때보다도 심각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경제위기 기간 노동시장 지표 추이 비교'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확산 직후 근로시간이 많이 감소하고, 일시 휴직이 늘었다. 2020년 일시 휴직자 증가율은 2008~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많았다. 경제활동 참가율 하락 폭도 더 컸다.

올해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정상적인 일자리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강한 비용 충격이 다가온 만큼 엔데믹 상황이 되더라도 고용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쁨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코로나 사태 이후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이 때문에 실제 근로자들의 고용 충격은 보여지는 지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고용 상황도 나아지지만 현재는 변수가 많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고용 개선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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