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을 요구하는 정치권 목소리를 수용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증액을 반대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거론한 지 하루 만이다.
김 총리는 7일 추경안 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직접 지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에 정부도 십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국회와 정부가 보다 솔직하게 터놓고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이 문제를 풀어야 할 때"라며 "국회가 뜻을 모아준다면 정부는 합리적 방안 도출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경안은 총 14조원 규모로 직접 지원과 시급한 방역 보강에 중점을 뒀다.
민주당은 추경 규모를 최소 35조원으로 늘려 오는 15일 전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도 이날 "긴급재정명령을 통해서라도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를 완전 보상하겠다"며 거들었다.
그러나 재정당국인 기재부 반대가 거세다. 홍 부총리는 지난 4일에 이어 이날도 증액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정부안에서 일부 미조정은 될 수 있겠지만, 규모가 2~3배가 되면 부작용이 너무 크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실제 국채 발행이 현실적인 수단으로 꼽히지만, 35조원을 충당하게 되면 채권시장이 수급 불균형으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국채금리는 이미 상승세다. 헌법 57조는 정부 동의 없이 국회가 예산 증액 및 새 비목 설치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국회가 일방적으로 강행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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