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재정 여력에 우려를 표한 것과 관련해 "국제신용평가사에서는 재정 준칙이 말로만 하고 국회에서 입법이 안 되는 것과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처럼 국회에서 컨트롤 밖에 있는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무디스·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평가 전망'에 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내놓은 국가신용평가 등급 전망을 거론하며 추경 증액에 거듭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이어 홍 부총리는 "지난 2~3년간 (국제신용평가사와) 협의해본 바로는 그래도 사정을 이해하고, 국가채무에 대해 정부가 역할을 하면서도 재정 당국이 노력을 병행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평가해줬는데 이제 어느 정도 한계에 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여야 주장하는 추경 규모 확대에 대해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홍 부총리는 "일정 부분 사각지대라든가 이런 부분에서 증액요인이 있을 수 있어 논의는 있겠지만, 35조원, 50조원의 규모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명백히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소상공인 지원 문제에만 국한된 게 아니고, 물가와 국채시장, 국가신용등급,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홍 부총리는 당초 정부가 내놓은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여당의 요구대로 증액할 경우 "GDP(국내총생산) 대비 2%포인트 전후로 올라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재정 여건 (문제도) 있고 해서 인플레이션이 매우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추경 재원 마련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홍 부총리는 "집행이 부진하다거나 계약이 체결 안 됐다고 해서 이월을 시키든가 할 수 있지만, 막 시작하려 하는 사업들을 (연초에) 무작위로 가위로 자를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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