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그룹 내 금융계열사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인 ‘모니모’ 상표를 등록하면서 '머스캣'이란 상표도 동시에 출원했다. 양 상표의 사용 목적도 전자 금융 거래로 대동소이하다. 시장에서는 삼성카드가 '모니모'를 통해 마이데이터(신용정보 관리업) 진출 한계 상황을 극복한 이후, ‘머스캣’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8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작년 5월 28일에 모니모 관련 상표 출원 6건과 머스캣 출원 5건을 각각 동시에 등록했다. 양 상표 모두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앞서 공개된 모니모의 경우,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4개 금융계열사 업무를 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료 결제를 포함해 △오픈뱅킹 △내 자산 시세 조회 △걸음수·저축목표 달성에 따른 보상 지급 △현금처럼 사용가능한 포인트 '젤리' 등의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중 '젤리' 서비스의 경우, 삼성카드·삼성화재 포인트를 젤리로 바꿔 삼성증권의 소액 주식 투자도 가능하게 한다. 이 서비스는 이르면 내달 출시될 예정이다.
모니모와 머스캣의 유일한 차이점은 ‘보험 관리업’ 적용 유무다. 상표 출원 당시 해당 항목이 포함된 상품분류 35류를 제외한 나머지(9류 16류, 36류, 38류, 42류)는 영역이 모두 겹친다. 이 중 현재 모니모에 대한 9류, 36류만 등록이 완료된 상태다. 나머지 항목은 심사가 진행 중이다. 9류, 36류는 전자지갑, 전자화폐용 소프트웨어, 인터넷 및 전화를 통해 제공되는 금융서비스업, 인터넷상에서 제공되는 금융업, 무선통신을 이용한 금융정보제공업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해당 상표들은 모두 '모바일 앱' 출시와 관련돼 있다. 따라서 이를 위한 '사전 준비' 단계임을 유추할 수 있다. 시장에선 ‘머스캣’이 추후 삼성카드가 선보일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단 분석이 나온다. 마이데이터는 삼성카드가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당장 내달 출시될 모니모 역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불가능한 게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모니모가 일정 수준의 파급력은 있겠지만, 한계가 분명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삼성카드 역시 모니모와 별도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놓을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회사인 삼성생명이 중징계를 받으면서 신사업 진출이 막혀있지만, 이를 타개할 돌파구가 절실하다.
일각에서는 삼성카드가 ‘모니모’의 최종 명칭을 두고 머스캣과 끝까지 고민을 거듭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재 상표 등록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상표 선점 차원에서 유력 후보군 중 하나를 미리 출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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