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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9일 한국은행이 BOK경제연구를 통해 공개한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 공급과 은퇴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에 따르면 보유 주택의 자산가치가 10% 상승하면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근로시간이 각각 1.8%포인트, 6.1% 하락하고, 은퇴 확률은 1.3%포인트 높아졌다. 집값이 예상치보다 크게 상승하면 이 같은 비율은 더욱 커졌다.
한은이 2006년 기준 55~70세 고령자 3664명을 대상으로 2018년까지 12년간 주택가격과 노동 공급 상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보유한 주택가격이 연간 10% 상승했을 때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기존 변동폭에서 1.8% 줄어들었다. 근로시간 변동폭도 6.1%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확률은 1.3%포인트 상승했다. 조사 기간인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은퇴 확률은 65.7%로, 집값이 10% 높아지는 것을 가정하면 67%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세가 과거에 예상한 수준을 상회하면 주택 보유자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은퇴 확률 변동성이 커졌다.
주택가격이 과거 3년간 가격 추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예상 수준보다 10%포인트 더 상승하면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근로시간은 각각 6.5%포인트, 6.4% 하락했다. 은퇴 확률은 4.8%포인트 상승해 예상치 못한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주택가격이 예상한 수준만큼 상승했을 때엔 노동 공급과 은퇴 결정에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에 따른 영향은 성별과 연령 등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실질 은퇴 연령인 72세(2017년 OECD 발표 기준)에 가까워질수록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노동 공급과 은퇴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커졌다. 또 남성 근로자가 여성 근로자보다 주택 자산 증가에 따른 노동 공급 감소폭이 컸다.
정종우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실 과장은 "우리나라는 가계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70%에 이르며 고령 가구로 갈수록 주택 소유율이 높아 부동산 경기 안정, 가계의 보유 자산 다양성 확대 등을 통해 가계 보유 자산이 특정 자산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고령층 노동 수요와 공급 간 매칭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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