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전담기관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올해 예산 1조5810억원으로 메타버스, 차세대 인공지능(AI), 6G 등 미래 ICT 전략기술 선점을 위한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이를 기반으로 중장기 대형 R&D 기획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빨라지는 디지털 전환 흐름과 심화하는 국가 간 기술패권 전쟁에 맞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회문제 해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전성배 IITP 원장은 9일 간담회에서 미래 전략 분야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 강화를 예고했다. IITP는 올해 AI, 메타버스, 자율주행, 네트워크(5G·6G), 우주(위성·통신), 탄소중립, 양자, 지능형 반도체, 사이버 보안, 국민체감형 ICT 융합기술 등 10개 분야 기술 개발에만 기관 예산 67%(1조618억원)를 투입한다.
전 원장은 "과거에는 '산업 경쟁력'을 중시했지만 이제 기술 경쟁력이 산업, 일상생활, 국가 역량에 영향을 주는 만큼 더욱 중요해졌고, 지금과 같은 산업패권이 아닌 '기술패권' 시대에 기술력이 떨어지면 그에 따른 어려움도 굉장히 커질 것"이라며 "5G·6G 분야의 선도적 수준을 유지하고 우리가 뒤처진 양자·AI·자율주행 분야는 고수준 기술 확보에 정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IITP는 또 ICT 공급망, 기술·산업 동향 파악과 분석 등 정책 지원 기능과 신규 사업 추진, 과제 기획 체계를 강화해 나간다. 그 일환으로 내년 이후 '5G 인프라 기반 도시 플랫폼(2200억원, 2023~2026년)' '저궤도 군집위성 통신시스템(9400억원, 2024~2031년)' 등을 비롯한 수천억원 규모의 중대형 R&D도 본격 추진한다.
전 원장은 "미국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R&D 기간과 예산을 딱 정해서 도전적인 과제를 임무지향적으로 수행하듯이 우리 정부도 그런 프로젝트형 R&D를 프로그램화해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며 "R&D가 파편화해 공백·중복 문제와 성과·목표 달성에 취약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도 이를 보완할 대형 R&D 과제를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전문대학원, 기업 멤버십 SW 캠프 등 신규 사업도 추진한다. AI 혁신 허브, 대학 ICT연구센터, 기업·지역 대학 협력 과정,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SW 중심 대학 등 기존 인재 양성 사업을 강화·확대해 지속되는 소프트웨어(SW)·AI 인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2931억원을 투입한다. 기업 혁신성장을 돕는 디지털 오픈랩과 물리보안서비스 플랫폼 등 연구 인프라 지원과 리빙랩·바우처 등 기술 사업화 지원에 2261억원을 쓴다.
전 원장은 "ICT 생태계 조력자라는 마음으로 현장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회복과 미래 국가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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