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 깜짝 등장해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엔 각 부문 임원들이 참석하는데 현직 회장이 직접 참석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9일 손 회장은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 참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데 대해 직접 소회를 언급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은 2조5879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손 회장은 "2021년은 우리금융그룹 뜻깊은 한해였다"면서 "분기마다 역대 최고실적 이어간 결과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재무적 측면 외에도 수익성, 건전성, 비용관리 등 모든 측면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며 탄탄한 수익 창출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은 "올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수익과 성장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코로나 상황으로 대면 IR 기회가 줄어든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대면 IR(기업설명회)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 완전민영화, 지배구조 안정화를 계기로 손 회장이 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회장은 2018년 회장에 오른 뒤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손 회장은 5000주씩 총 16회 자사주 매입을 진행해 현재 총 10만3000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 수익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관련해선 올 1월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 출범에 이어 증권, 캐피탈, 보험 순으로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선 시너지가 가장 많은 업종인 증권과 벤처캐피탈을 위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보험은 자본 확충 부담이 있어 후순위로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원화대출금 목표 성장률 7%, 중소기업 대출 목표 성장률은 8~9%로 잡았다. 이 CFO는 "올해 가장 기대 하는 건 이자이익 증가"라면서 "최근 기업과 가계 대출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핵심예금 등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어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경우 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 CFO는 타깃 마진율은 1.5%까지 상향한 데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4분기 NIM(순이자마진)이 1.42%이며, 올 1월 NIM은 약 1.46% 수준인데 올 초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하반기에도 한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NIM이 1.5% 이상까지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충당금 확보와 관련해선 정석영 우리금융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CRO)은 "2020년말 2000억원 정도 충당금을 적립했으며 지난해 연말 추가로 840억원을 확보해 코로나 관련해서만 3000억원 정도 예비했다"면서 "타 금융지주와 비교해 충당금 설정 규모가 작게 느껴질 수 있는데 올해 경기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약 1000억원 정도 추가 환입되는 부분을 환입시키지 않은 만큼 실질적으로는 1000억원 정도 충당금을 더 쌓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당 성향은 점진적으로 늘려 30%를 목표로 한다. 우리금융이 이날 발표한 배당 성향은 25.3%다. 배당금은 역대 최대인 주당 900원(중간배당 150원 포함)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했다.
은행·카드 플랫폼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현재 800만명에서 올해 1000만명까지 늘린다. 이를 위해 관리회계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올 하반기 이뤄질 내년 경영 기획부터는 디지털 성과를 명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황원철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앞으로는 채널이 아닌 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하나의 플랫폼에서 개인 고객의 금융 관련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진화하는 것 목표"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