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국 위안화 대출 역대 최대...통화 완화 '효과'
11일 중국 경제매체 경제일보, 홍콩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월 은행권 위안화 신규 대출이 3조9800억 위안(약 750조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의 1조1300억 위안에서 3배 이상 대폭 늘어난 것이며 월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약 4000억 위안(75조원) 늘었다. 사실 은행권 대출은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일반적으로 근본적인 대출 흐름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달 대비보다는 전년 대비 변화를 보는 게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위안화 신규 대출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 시중 유동성을 반영하는 지표인 사회융자총량도 6조1700억 위안을 기록해 2021년 1월보다 9842억 위안 늘었다. 사회융자총량은 신규 위안화 대출과 외화대출, 신탁대출, 기업 채권, 국공채 등 실물 경제에 공급된 유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신규주식 공모(IPO), 투자신탁사 대출, 채권 발행 등을 합친 사회융자총량 잔고는 1월에 전월보다 10.5% 증가한 320조500억 위안이다.
또 1월 말 통화공급량인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년 동월보다 9.8% 늘어나 시장 예상 중앙치 9.2%를 상회하기도 했다. 작년 12월은 9.0% 증가했다. 시중에 그만큼 유동성이 충분하다는 걸 보여준다.
중국 1월 통화 지표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건 중국 당국이 연초부터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와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하는 등 '돈 풀기'에 나선 덕분이다.
특히 지방채권 발행액 증가는 지난해 12월 중국 당국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강조한 '적극적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과 맥을 같이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기업·가계 수요 부진...추가 완화 카드 꺼내나
다만 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기업 부문의 단기 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났지만 중장기 대출의 증가율은 2.9%에 그쳤다. 가계 부문을 살펴보면 단기 대출도 1006억 위안으로, 전년 동비 2272억 위안 감소했다. 이는 주민 소비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주택담보 대출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장기 대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24억 위안 감소한 7424억 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조만간 추가 부양 카드를 꺼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선 중국 당국이 다음 달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맞아 또다시 지급준비율(지준율)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인민은행이 통화 정책 도구 상자를 더 넓게 열고, 안정적인 통화 공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류궈창(劉國强)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달 "다른 개발도상국이나 과거 지준율과 비교해 높지 않는 수준"이라며 "넓지는 않지만 아직은 일부 공간이 남아 있으며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추가 지준율을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부행장은 이어 "통화정책 도구함을 더 크게 열어 (유동성) 총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나가 신용대출이 갑자기 꺼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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