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크래프톤]
11일 크래프톤의 공시에 따르면 양사는 5민랩의 운영 성과에 따라 향후 인수 금액을 추가 지급하거나 기 지급 대금을 회수하는 언아웃(Earn-out) 계약을 체결했다. 크래프톤의 경영진은 오는 18일부터 단계별로 5민랩의 구주를 약 238억원에 100%(66만3849주) 인수하고, 약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기로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크래프톤 측은 "구주 인수금액 중 일부는 타 지급 수단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향후 발행회사(5민랩)의 운영 성과에 따라 조건 충족 시 2024년 6월 이후, 2025년 6월 이후 (추가 인수 금액인) '언아웃'을 지급할 수 있으며, 언아웃 최대 금액은 1000억원과 1000억원 초과분의 10%를 합산한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이 언아웃 금액 산정 시 신주 인수금액 300억원은 회수된다.
이처럼 기업 인수합병 시점 이후 최종 인수금액이 확정되는 언아웃 계약은 인수자와 피인수자 간의 거래 금액에 격차가 있을 경우 선택될 수 있는데, 국내 인수합병 사례에선 드문 것으로 평가된다. 크래프톤 경영진의 언아웃 계약은 인재와 기술력을 우선 확보하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을 성장이 기대되는 미래 시점으로 유예하고자 한 것일 수도 있다.
5민랩은 2013년 설립된 소규모 독립 게임 개발사로, 지난 2020년 매출은 약 14억원, 당기순손실 규모는 약 24억원이다. 액션 PvP 모바일게임 '스매시 레전드'를 통해 개발·서비스 역량을 쌓아 왔다. 크래프톤은 올해 첫 인수 대상으로 5민랩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이 회사의 우수 인재들이 장기간 유의미한 경험을 쌓으며 성장한 것"과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검증된 기술력" 두 가지를 꼽았다.
크래프톤의 설명에 따르면 5민랩은 태국과 대만 등지에서 일본 유명 만화를 IP로 한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를 5년간 대행 중이고 현지화 클라이언트와 서버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태국 내 라인 서비스의 라이브퀴즈쇼 방송시스템을 개발했고 증강현실·가상현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다수의 대기업과 방송사에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박문형 5민랩 대표는 "크래프톤은 한국 게임사의 대표적인 글로벌 성공 사례이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력을 강화하며 계속해서 성장해가는 회사"라며 "5민랩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기술력이 크래프톤이 나아가고자 하는 게임의 본질에 집중하는 회사로의 도약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5민랩이 2013년 창업 후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크래프톤과 '게임 개발'이라는 중요 목표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크래프톤은 이번 5민랩 인수로 강력한 기술력을 가진 독립 스튜디오와 개발 인력을 확보하게 되었으며, 이후 신작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5민랩은 5분 만에 세상을 즐겁게 만드는 실험실을 모토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연세대학교 출신의 우수 엔지니어와 조직력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다수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대표작 스매시 레전드 외에도 '꼬모: 냥이 추적자', '브릭스케이프(Brickscape)', '익스프레스 스루(Express Thru)' 등의 게임을 개발·서비스하고 있다.

5민랩의 게임 '스매시 레전드' [사진=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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