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03.53p(1.43%) 하락한 3만4738.06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94.49p(2.78%) 낮아진 1만3791.15를, S&P500지수는 74.46p(1.71%) 내린 4,418.64를 기록했다.
주간으로 다우지수는 1% 하락했으며,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1.8%, 2.2% 내렸다.
이날 S&P500지수의 11개 부문 중 △에너지 2.79% △유틸리티 0.01% 등 2개 부문을 제외하고 △임의소비재 -2.82% △필수소비재 -0.31% △금융 -1.45% △헬스케어 -1.34% △산업 -1.5% △원자재 -1.52% △부동산 -1.34% △기술주 -3.01%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2.54% 등 9개 부문은 일제히 하락했다.
이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11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폐막하기 전에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NPR·폴리티코 등 외신은 보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인들은 가능한 한 빨리 떠나야 한다”라며 “다음 24~48시간 내에 무조건 떠나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머문다면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에 있는 자국민들을 대피시킬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영국 외무부 역시 우크라이나 국경의 러시아 병력 증강으로 군사 행동 위협이 커졌다며 우크라이나 내의 자국민들에게 즉각 떠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속에서 일부 방위산업주는 상승했다. 방산업체인 노스롭그루먼과 록히드마틴은 각각 4.5%, 2.8% 상승했다.
석유 및 천연가스의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가 전쟁에 뛰어들 경우 공급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에 유가가 급등하며 에너지주 역시 상승했다. 에너지생산업체 다이아몬드백에너지와 데본에너지는 3.95%, 3.6% 상승했다.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 역시 각각 2.5%, 2.3% 상승했다.
존 린치 코메리카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이) 갑자기 모두가 주시하게 된 가능성들이 있다”라며 “이는 높은 변동성에 기여하고 있다”라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말했다. 그는 “시장은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며 위협은 무시해 왔다”라고 덧붙였다.
클리프 호지 코너스톤웰스 CIO는 시장이 향후 몇 주간 추가적인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이날 블룸버그에서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둘러싼 뉴스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준 관리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몸살을 앓고 있던 시장에 타격을 줬다”라며 “앞으로 몇 주간 더 많은 하방 위험이 있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 역시 주시하고 있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7.5% 급등해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연준이 강경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0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7월까지 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인상하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이상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한편 다른 연은 총재들은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 이후에도 줄줄이 50bp 금리 인상을 우려하는 반응을 내놨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는 같은 날 CNBC에 올해 중 3~4회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에는 변화가 없다며 첫 금리 인상폭은 25bp 인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은 총재 역시 50bp 금리 인상이 지금 당장 필요할 것으로 여기지는 않는다고 밝혔으며,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 역시 50bp 금리 인상을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최고경영자(CEO)는 11일 CNBC 방송에 출연해 “연준은 (인플레이션) 곡선에 뒤처지고 있다”라며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이 햇필드 인프라자산운용 CIO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전망이 더욱 불확실해지기 때문에, 연준은 현재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비둘기파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 2.029%에서 1.918%까지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4.43% 오른 27.36을 기록했다. 이틀 연속 상승하며 1월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되며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 대비 11.38p(0.15%) 하락한 7661.02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65.32p(0.42%) 내린 1만5425.12에,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89.95p(1.27%) 낮아진 7011.6에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장보다 41.84p(1.00%) 하락해 4115.23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분쟁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며 급등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3.22달러(3.58%) 급등한 93.10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 가격은 3.71달러(4.06%) 오른 배럴당 95.12달러에 거래됐다.
주요 에너지 생산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에 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2014년 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앤드루 리포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 회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고, 미국과 동맹국들의 보복 제재가 이어질 것임을 고려하면 천연가스와 석유 공급에는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이날 로이터에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계기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드 모야 오안다 미주지역 선임시장분석가는 “시장이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의 움직임을 정당화할 이유를 찾고 있던 가운데 우크라이나 상황이 나빠졌다”라며 “러시아 군대의 이동이 나타나면 유가는 여기서 다시 10% 상승할 수 있다”라고 블룸버그에서 말했다.
금값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70달러(0.26%) 오른 1842.10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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