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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꼿꼿하던 서울 집값 진짜 꺾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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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2-02-1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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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억' 리센츠 "전고점이 비쌌다", 엘스 '-4억'은 급급매 거래

  • 거래절벽 장기화 속 급매물 거래…대세하락으로 보기엔 시기상조

서울 송파구 잠실·신천동 일대 [사진=최지현 기자]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값이 2020년 6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송파구 잠실 인근 대단지인 리센츠와 엘스 등을 중심으로 수억원 하락한 급매 거래가 이뤄지면서 집값 하락세를 이끌었다. 비강남권에서 강남으로 가격 하락세가 퍼지는 모양새지만 업계에선 거래절벽 장기화에 따른 급매물 한두 건 거래로 대세 하락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 124.22㎡는 지난해 12월 30일 20층이 35억원에 거래된 후 지난달 20일에는 3층이 30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아파트 단지 인근 M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당 매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31억원'에 팔겠다고 계속 나와 있던 물건"이라면서 "매물 컨디션(조건) 자체가 좋은 상태는 아니었기에 30억5000만원에 팔았다는 소식에 '잘 팔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상 주차장만 보이는 저층 매물인 데다 매도자가 입주 후 약 14년 동안 수리나 리모델링을 한 적이 없었고 거실 확장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반면 작년 말 35억원에 거래된 매물은 상대적으로 우량 매물이라는 게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앞을) 가리는 것 없이 한강이 가장 잘 보이는 맨 끝 동 20층에 위치한 집이었다"면서 "한강이 잘 보이는 집은 매물 자체가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더 비싸게 팔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M중개업소 관계자는 "35억원에 거래됐다는 얘기를 듣고 조금 놀랐다"면서 "수리가 잘 돼 있고 한강이 보인다곤 해도 구조상으로는 인기가 떨어지는 4베이(C타입) 매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같은 조건이라도 호가가 32억~32억5000만원 수준을 넘어간다면 거래가 쉽진 않다는 설명이었다. 
 
송파구 잠실2동에 소재한 잠실엘스는 최근 공인중개업소를 중심으로 전용 84㎡ 매물이 22억5000만~23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 고점(지난해 10월 18일 27억원, 전용 84.8㎡ 14층) 대비 4억원 이상 급락한 가격이다.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잔금을 한 달 이내에 치러야 해서 빨리 처분하느라 그랬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관망세 속에서 거래 자체가 많지 않다 보면 일부 거래가 통계에 크게 반영되면서 어느 지역에서라도 하락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시장 전반의 하락 전환이나 지속적인 하락세로 시장을 예단하긴 위험하지만 적어도 대선 전후 1분기 혹은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2분기 후반까지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소장은 강남·서초구와 달리 하락 전환한 송파구에 대해 올해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예견된 상황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일종의 '옥석 가리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했다. 최근 재건축을 통해 강남구와 서초구를 중심으로 신규 대단지가 들어서면서 이제는 잠실 지역이 상대적으로 '구축 단지'로 인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강북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노원구 중계동 주공5단지 전용 44.52㎡과 44.94㎡ 매매가는 각각  6억7000만원(지난해 9월 4일)에서 5억8500만원(1월 5일), 6억4000만원(지난해 10월 25일)에서 5억6000만원(1월 26일)으로 손바뀜하며 1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에 대해 중계동 Y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비율 축소, 매매자금 추적 증빙 강화 등 규제로 인해 매매도 전·월세도 모두  매물이 줄어들면서 하락 시그널(신호)을 보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며 "다만 최근 급매로 나오거나 전세가를 낮춘 매물은 대체로 지난해 투자 목적으로 자기자본이 모자란 채 다주택을 구매한 집주인"이라고 전했다.

인근 G공인중개업소 역시 "하락폭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일 뿐 노원구가 학군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얘기하긴 힘들다"면서 "(거래 사례 중) 층과 향 등 조건에서 평소에도 7~8% 이상, 최소 4~5% 이상 가격이 차이 나는 매물이었던 데다 매매자가 잔금을 치러야 하는 등 급매 성격이 짙은 물건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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