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마감 D데이] 安, 尹에 여론조사 단일화 전격 제안...요동치는 대선정국

安, 20대 대선 후보자 등록 직후 기자회견

尹에 "여론조사 국민경선으로 단일화하자"

국힘, 與 '역선택' 우려 표명...사실상 거절

尹, 野 단일화 방식으로 일대일 담판 언급

사실상 安 양보 요구...與는 침묵 이어갈 듯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3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특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식 제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다. 3·9 대선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단일화 변수가 본격 물 위로 부상하면서 대선정국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후보자 등록을 대리로 마치고 유튜브로 기자회견을 열어 윤 후보에게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즉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양당이 합의한 방식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는데, 당시 양당은 '야권 단일후보로 오세훈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중 누가 적합하다(경쟁력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안 후보는 "제가 완주한다고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해도 정말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고 하니, 그렇다면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해서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제 길을 굳건하게 가는 것이 안철수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제 선택은 윤석열 후보님과 국민의힘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야권 단일화 공을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넘긴 것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여론조사 방식의 야권 단일화가 국민 요구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가운데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하면,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여권 지지자들이 의도적으로 안 후보를 선택, 즉 '역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윤 후보도 이날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고민해보겠습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그간 일대일 담판 방식을 거론한 윤 후보는 사실상 안 후보의 '양보'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단일화 논의에 공식 입장을 내기보다 당분간 관망세를 이어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를 시도했던 만큼 별도 입장을 표명해 판을 키워주는 게 오히려 손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도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의견을 묻자 "지금은 민생을 챙길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