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삼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9일 서울시에 신통기획 신청 재검토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시는 해당 내용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일 오 시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가 단지를 결합해서 개발하는 것을 끝까지 강제하거나 유도해선 안 된다"고 한 발언에 따른 것이다.
김경희 삼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상황에 따라 단독과 통합 재건축 모두를 준비하는 '투트랙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재건축이라는 게 말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확한 계산서로 얘기하는 것인데, 지금은 얘기할 내용도 없고 말할 상대도 없다"면서 시가 일정한 정도의 재건축 계획을 제시한다면 먼저 나서 목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득할 의향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이 다시 신청했기에 시가 다시 검토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이와 관련해 시의 입장이 바뀌거나 특정한 스탠스를 취한 것은 아니며 이제 논의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앞서 삼부(866가구)·목화(312가구) 통합 재건축을 제안하고 종상향과 층고·용적률 완화, 비주거시설 완화, 한강변 15층 제한 해제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대신 시는 한강에 가까운 부지에 대한 기부채납을 요구했고, 해당 자리에 소재한 목화 측은 반발하고 있다.
당초 여의도 재건축 시장은 개발방식과 공공기여 등을 놓고 서울시와 주민들의 갈등이 반복돼 왔다. 삼부·목화 인근 단지이며 통합 사업 논의가 오가는 화랑·장미·대교 아파트에서도 한강과 가장 가까운 소형 단지인 화랑아파트 입주민들의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삼부와 목화가 각각 단독 재건축을 추진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금의 상황을 "최근 대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것과 같이 서로가 협상을 위해 포석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서울시가 양측의 갈등을 효율적으로 봉합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면서 "이러한 주민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신통기획이라고 해도 빠른 재건축을 장담할 순 없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양측 모두 개인의 금전적인 이익이 걸린 상황에서 서울시가 제안할 만한 내용이 마땅치 않다"면서 "공공이 민간에 이익을 보장해주는 일은 한계가 있고 선례도 만들기에 함부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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