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 음료 제조업체 펩시, 시리얼 제조업체 켈로그 등은 기업 실적을 발표하며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가격을 올리며 S&P 500 기업들은 올해 12.7%의 순이익마진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5년 평균 10.5%를 웃도는 수준이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제품 가격을 6% 인상한 뒤, 올해에도 식자재, 종이 포장지와 다른 상품들의 비용이 2021년 속도에 비해 약 2배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제품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고 월스트리트(WSJ)는 밝혔다. 펩시와 켈로그 역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올해 제품 가격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유니레버 역시 지속적인 비용 증가에 2021년에 이어 올해에도 가격을 높일 것이라고 시사했다고 BBC는 지난 11일 밝혔다.
코로나 상황 역시 공급망 차질을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의 비용 증가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스포츠 의류 제조업체 언더아머는 2021년 수익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인해 물류 비용이 늘며 올해 수익률은 지난해에 비해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이 미국인들의 삶을 힘겹게 만들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지난달 "높은 인플레이션은 식량, 주택, 교통비 등이 상승하며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난한 미국인들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십년래 고점에 머물고 있는 물가에 연준이 부양책을 거둬들이고 대응에 나서겠다고 시사한 가운데 미국인들은 향후 경제 전망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발표된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월 기록한 67.2에서 61.7까지 하락해 지난 2011년 10월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소비자심리지수가 67.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수는 오히려 하락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높을수록 소비자들이 경제 전망에 대해 더 낙관하고 있다는 뜻이다. 리처드 커틴 미시간대 소비자조사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급등하는 인플레이션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 경제 성장률 전망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하고 있다"라고 이날 FT에서 평가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 기간 동안 오히려 가계의 경제 상황은 개선되었다며,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에도 소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패트릭 팔프리 크레디트스위스 선임 주식전략가는 급격한 임금 인상, 주택 가격 상승, 미국 주식시장의 강세, 코로나 부양책 등으로 인해 가계의 대차대조표가 강화되었다며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에 대비할 여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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