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악재에 한국경제 휘청] 치솟는 유가·물가…세계 경제 먹구름에 뾰족수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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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02-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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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 주재 범부처 회의

  • 유류세 인하 연장·비축유 방출 등 방안

[사진=연합뉴스]


미국 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한국 경제가 불안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연일 관련 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14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제4차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정부의 글로벌 공급망 대응 역량을 점검했다. 지난해 10월 회의체가 신설된 이후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측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정우 조달청장 등이 참석해 큰 규모로 진행됐다.

이는 최근 경제안보 핵심 현안인 글로벌 공급망과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범부처 차원에서 보다 체계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며 미국이 급격한 금리인상을 예고한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석유, 가스, 석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국내 수급동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면서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국제유가가 12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사태가 조기 진정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지만, 긴장이 심화·장기화될 경우엔 원자재 등 공급망 차질, 실물경제 회복세 제약,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이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데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출 중심인 국내 경제 특성상 정부가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4월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연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 비상 시 석유수급 대응계획에는 긴급할당관세 도입 등의 세제 지원과 민간 원유 재고가 적정 수준에 미달되면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통상 국제유가는 2~3주 뒤에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리터당 휘발유값 2000원 돌파는 시간문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 옥수수 등 곡물자원 수출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곡물가 인상이 식음료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견인하게 된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추가 상승에 대한 정부 대응을 높이고, 유류세 인하 연장 등의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며 "지금은 정부의 (거시적 판단만큼) 미시적 물가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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