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오미크론 변종의 확산, 가파른 인플레이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마저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롤러코스터를 타는 등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통해 “서방 국가들이 오는 16일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며 ’16일 침공설‘에 힘을 보태자, 이날 오후 2시께 S&P 500지수는 1.2%나 폭락했다.
전운이 가시지 않자 국제유가도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36달러(2.5%) 오른 배럴당 95.46달러를 기록하며 2014년 9월 3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WTI 상승폭은 25%를 웃돈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96달러 선을 기록하며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외교적 해결책을 주문하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희망의 끈을 놓고 있지는 않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급락했던 S&P500지수는 미하일로 포돌야크 대통령 보좌관 등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이 대통령의 발언이 전쟁을 단언한 것은 아니라며 수습에 나서자 안정세를 찾았다. 긴장 촉발의 당사국인 러시아도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4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회의에서 외교적 해법이 우선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BBC는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이번 발언이 "러시아가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는 확실한 양보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결국 한때 1% 넘게 급락했던 S&P500지수는 0.38%(16.97포인트) 떨어진 4401.67로 장을 마감했다.
물론 시장의 불안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미국 주식시장은 지난달 20여년 만에 가장 큰 장중 반전을 여러 차례 겪는 등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아직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앞으로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뉴욕증시가 출렁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일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조만간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에 3대 지수가 급락하고 유가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더해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매파 성향의 인사들이 오는 3월 기준금리 50bp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0.5%p(포인트) 인상의 필요성과 함께 오는 7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1%포인트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연준은 2000년 이후 한 번에 금리를 0.5%p를 올린 적이 없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ME 선물시장은 3월 회의에서 50bp 인상 가능성을 59.8%로 반영하면서, 25bp 인상 가능성은 40.2%로 더 낮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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