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반도체 투자활성화 간담회’를 열고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글로벌 반도체 산업 환경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는 국가·기업 간 공급망 재편과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상승,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등으로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올해 반도체 시장만 놓고 보면 희망과 걱정이 교차하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의 IT 제품 소비가 크게 늘면서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반도체 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환경 변화에 경각심을 갖고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모아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을 표했다.
다만, 고급인력 양성을 위한 과감한 정책지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프라·자금 지원, 규제 완화 등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인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은 ‘국가 첨단 전략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반도체특별법)’ 제정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산업계 의견이 반영된 하위 법령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의 근간이자 기업 경쟁력의 핵심인 인력 양성에 대한 노력을 계속해달라”며 “산업기반 인프라 조성과 여러 정부 부처와 연계된 각종 규제 개선에도 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올해 56.7조원을 국내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51.6조원보다 10% 늘어난 규모다.
이 중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후공정 분야 중소·중견기업에 약 1조8000억원, 팹리스·전력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소·중견기업에는 약 1조3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도 반도체 업계 투자와 인력 확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장관은 “지자체가 참여하는 ‘반도체 투자지원기구’를 상설화해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적극적으로 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 반도체, 첨단소부장, 패키징 등 주요 분야별로 전문화된 반도체 대학원을 지정해 10년 이상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한다. 문 장관은 “올해까지 700여명의 반도체 관련 대학 정원을 늘리겠다”며 “올해는 반도체 전문 교육과정을 신설해 매년 전문인력 1200명을 길러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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