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들도 방역 규제 빗장 푼다...문 활짝 연 유럽·동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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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2-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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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신규 변이인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유럽을 필두로 세계 각국은 조심스럽게 방역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경제 상황이 더 이상 강력한 방역 규제를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변이에 비해 확산력은 높지만 치명률이 앞선 변이들보다 낮다는 것을 이유로 규제를 완화하는 모습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말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아 일주일 평균 340만명 수준까지 확대된 이후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더 줄어들어 230만명 수준까지 하락했다. 백신 접종 비율 역시 꾸준하게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적어도 1차 이상 접종한 비율은 62.5%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말 처음으로 50%를 넘긴 뒤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은 방역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거의 모든 방역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선언하며 규제 완화에 앞서고 있다. BBC는 지난 1일 덴마크가 마스크 착용을 비롯해 모든 코로나 방역 규제를 세계 최초로 해제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덴마크의 높은 백신 접종률을 이유로 들었다. 덴마크에서 5세 이상 인구 중 80% 이상은 두 차례 이상 예방 접종을 했으며, 60% 이상은 부스터샷 접종까지 마쳤다. 로네 시몬센 덴마크 로스킬레대학교 전염병학자는 "오미크론은 백신 접종자들에게 심각한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방역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역시 각각 지난 9일과 15일 대부분 방역 규제를 전면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 있지만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네덜란드 역시 북유럽 국가들에 이어 15일 코로나 관련 통제를 대부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성인 인구 중 약 86%가 백신 접종을 마쳐 유럽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에른스트 카위퍼르스 네덜란드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라가 다시 열릴 것"이라며 "기쁘게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 역시 방역 규제를 완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국 정부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9일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줄어든다면 3월 24일로 예정된 방역 규제 완화를 한 달 앞당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경제 전문 매체 포춘이 11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로 규제 완화가 앞당겨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랑스 정부는 28일까지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하고 3월 말이나 4월 초까지 백신 패스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프랑스 언론매체 프랑스24는 14일 밝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역시 지난주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으며, 체코와 에스토니아 역시 백신 패스 사용 규제를 완화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관광 산업 비중이 큰 동남아시아 국가들 역시 조심스럽게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관광 수입이 줄며 경제 둔화가 확연해졌기 때문이다. 태국은 지난 1일 백신 접종을 완료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입국 후 격리 없이 관광을 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코로나 이전 국내총생산(GDP)에서 5분의 1을 차지하던 관광 관련 수입이 사라지면서 태국 GDP는 2020년 6.1%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필리핀 역시 지난 10일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관광객들에게 다시 문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발리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관광객들에게 다시 문을 열었지만 5일간 격리는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래도 여전히 고급 리조트를 격리 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숙소 목록에 포함시키고, 4월까지는 격리 기간을 폐지할 수 있다며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간 강력한 봉쇄 조치를 유지하며 국내외에서 원성을 샀던 호주와 뉴질랜드 역시도 경제에 타격을 입으며 재개방을 선언했다. 호주는 오는 21일부터 예방 접종을 한 관광객들에게 재개방하겠다고 밝혔으며, 뉴질랜드 역시 지난주 5단계 재개방 계획을 발표했다. 뉴질랜드는 3월 14일부터 예방 접종을 한 뉴질랜드 시민과 워킹 홀리데이 계획을 가진 여행객들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천천히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문을 열겠다고 말했다. 

오세아니아 국가들 외에 강력한 방역 대책을 내세웠던 일본 역시 빗장을 풀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달부터 주재원과 단기 출장자, 유학생 등에 대해 입국을 허용한다고 지난 12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연구인력과 기술자, 공익사업 관련자부터 먼저 입국시킨다는 방침이다. 앞서 일본은 2021년 1월부터 외국인에 대해 일본 입국을 전면 중지했다. 작년 11월 초 입국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며 다시 전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러한 방역 완화 흐름에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4일 전 세계 116개국이 인구 70%가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서는 오미크론 변이의 낮은 치명률과 높은 백신 접종률로 인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났다는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코로나 관련 연구와 백신 지원 등을 통해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할 때에만 올해 내에 팬데믹이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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