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실적 정보 사전 유출 의혹을 제기한 뒤 종종 듣는 말이다. 기자로서 뿌듯한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민망하기도 하다.
솔직하게 취재가 전혀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혹이 선명하게 떠올랐고 사실로 확인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 특별한 취재기법도, 발품을 팔 일도, 머리를 싸매고 공부할 일도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해당 사건의 참여자들이 정보유출을 문제라고 인식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감추려는 게 없었다. 전화 몇 통에 상황 파악이 끝났다.
리포트가 발표되고 곧바로 주가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루 만에 주가가 13% 넘게 떨어졌다. 기관은 일제히 매도주문을 외치고 공매도의 기반이 되는 대차거래도 증가했다.
상황을 지켜보니 의문이 들었다. LG생활건강이 실적 전망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가 가만히 있는데 한날한시에 증권사들이 앞다퉈 "쟤네 실적 별로"라는 리포트를 낸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리서치센터는 기업과 펀드매니저들의 눈치에 매도 리포트 하나 제대로 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실제로 그랬다면 LG생활건강과 증권사들의 '전쟁' 상황이다.
이에 각 증권사와 LG생활건강에 문의했다. 무슨 일이냐고. 답변은 간단했다. 증권사는 미리 들었고, LG생활건강은 미리 알렸다는 답변이다.
알아보니 LG생활건강은 실적에 대한 내용을 각 증권사에 전화로 설명했다. 이는 별도의 IR 활동을 진행하지 않아 일반 투자자는 접할 수 없는 정보다. LG생활건강 측과 증권사는 문제가 되리라는 생각조차 못 하는 분위기였다.
취재는 일사천리였다.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취재해 기사를 완성하기까지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너무도 적극적인 취재 협조에 '문제가 아닌데 문제 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 당시에는 죄송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거래소 입장은 달랐다. 취재과정에서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거래소 담당자의 목소리는 심각했다.
"취재 내용이 맞는다면 공정공시 위반이 유력합니다."
기사가 나간 이후에 이번 일이 단순 해프닝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다른 언론사에서도 별일 아니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관행적인 일인데 억지로 문제 삼았다는 해석이었다.
하지만 시장을 운영하는 거래소 입장에서 정보유출은 심각한 불공정을 유발하는 행위다. 결국 LG생활건강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그 과정에서 이의제기조차 하지 못했다.
여러모로 아쉽다. 실적에 대한 정보 유출이 문제가 된 경우는 선례도 있다. 과거 CJ ENM이 실적정보를 증권사와 기관투자자들에게 미리 알렸다가 금융당국의 검찰고발에 재판까지 간 일이 있다. 당시 사건으로 관련법도 강화됐다.
올림픽 시즌을 맞아 쇼트트랙 심판의 편파판정과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참가자격 논란 등이 공정성에 대한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있다. 공정은 주식시장에서도 기본 가치다. 최근 수년간 증시의 외연적인 성장은 기대 이상이다. 이제 공정도 단단하게 다지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에잇 퉤 더러운 강현창. 얘때문에 아주경제 절대안본다. 주위 지인한테 다 소문냈다 쓰레기 언론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