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클라우드 대해부] KT, 잘나가는 클라우드·IDC 분사해 성장 페달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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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2-02-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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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DC 1위 사업자 진가 발휘…물적분할에도 주가 순항

구현모 KT 대표가 2월 1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통신3사 CEO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KT는 지난 15일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KT클라우드'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약 1조6212억원의 현물자산과 현금 1500억원을 출자해 별도 법인을 출범하고, KT 클라우드의 초대 대표에는 클라우드 전문가 윤동식 부사장이 내정됐다. 
KT는 왜 클라우드·IDC를 분사했을까
코로나19 이후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전환(DX) 수요가 늘어나며 클라우드와 IDC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KT는 지난 1999년 서울 혜화에 데이터센터 문을 연 뒤 20년 이상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 IDC 사업자다. 지난 2020년 개관한 'KT DX IDC 용산'을 비롯해 목동1, 목동2, 부산, 대전, 대구 등 전국에 14개 IDC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문을 연 금융투자사에 특화된 여의도 IDC 같은 업종별 맞춤형 IDC를 공급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실천하기 위한 기술도 도입했다. 'KT DX IDC 용산'은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냉방비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냉수식 항온기, 냉수식 프리쿨링과 더불어 냉각팬, 인버터 방식의 고효율 설비를 갖춰 냉방용 전력비를 기존 대비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연간 2만6000톤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다. 

KT는 국내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로서 전국 6개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를 보유하고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8000여개 기업·공공 고객사에서 KT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다. 

KT는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를 충남 천안에 구축하고,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015년 국내 최초 공공기관 대상 G-클라우드를 출시하고 서울시 따릉이, 평창동계올림픽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공적마스크 앱 등 주요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출시(2017년), 국내 최초 금융 클라우드 전용 존 구축(2019년), 세계 최초 5G 기반 에지 클라우드 출시(2019년),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 출시(2021년) 등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8월 본격 시행된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 BC카드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클라우드 구축에도 나섰다. KT는 BC카드의 마이데이터를 수집·분석·저장하는 클라우드 시스템 설계와 구축을 맡는다.

클라우드·IDC 사업부문이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게 되면서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 이전보다 작고 가벼운 몸집으로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성장 산업에 속도감 있게 대응할 수 있다. 

특히 그간 본업인 통신업에 가려서 빛을 발하지 못했던 클라우드·IDC 사업 부문의 잠재력과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외부 제휴나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설 수 있게 된다. 

KT클라우드는 향후 글로벌 수준의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8000억원 규모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참여의 길이 열린 만큼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공공분야 전담 사업체계도 구축한다. 

최근 급증하는 IDC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공급에도 나선다. 에너지 절감 기술과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도입해 친환경 탄소저감 IDC를 구축하고, ESG를 선제적으로 이행한다.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사진=KT]

물적분할에도 KT 주주 뿔나지 않은 이유는
일각에서는 물적분할을 통해 알짜배기 사업을 상장하면 모회사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오히려 모기업 가치가 하락해 기존 주주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부정적으로 여긴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한 것이다. 당시 기존 주주들로부터 거센 비판이 나왔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물적분할을 제재할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KT의 이번 분할은 이전의 물적분할과 다소 차이가 있다. 물적분할 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개정을 통해 자회사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 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신설법인 KT클라우드가 성장하면 기존 KT 주주에게도 그 몫이 돌아가게 된다.

아울러 KT는 최근 논의되는 기업분할 관련 제도 개선이 법제화되면 해당 내용도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KT클라우드에 대해서 "현재로선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KT 주가 순항 중…증권가 "성장 사업 재평가"
KT클라우드 분사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순항 중이다. KT가 KT클라우드 분사를 공시한 지난 15일 3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종가 기준으로 16일 3만2350원, 17일 3만2400원, 18일 3만2100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을 통한 사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 KT는 현재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 KT스튜디오지니 중심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수직계열화 작업을 마무리했고 최근에는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 인수, 지난 15일에는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을 투자하는 등 B2B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유·무선 통신사업에 가려졌던 성장 사업이 재평가받을 기회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1위 IDC 사업자인 KT의 경우 투자 재원 마련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효율화, IT인력 확보 차원에서 KT클라우드 분사를 결정했다"며 "국민연금공단이 대주주인 KT의 경우 특정 주주를 위한 분할이라기보다 클라우드·IDC 사업의 성장성과 효율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의사결정이라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할이 주는 부정적 인식 해소를 위해 자회사 상장 시 KT 주주 대상으로 공모주를 우선 배정하거나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 개정을 고려하는 등 소액주주 보호장치도 따로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IDC 사업은 KT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여서 분할로 인해 KT의 기업가치가 훼손될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비대면 라이프가 일상이 되는 상황에서, 수요가 폭증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 커질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며 "KT는 국내 1위 규모의 IDC 시설을 보유하고 매출 규모도 1위다. 클라우드·IDC 사업은 KT 내부에서 5G, 콘텐츠, 금융 등과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그 중요성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독립할 경우에는 1위 사업의 가치가 더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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