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VX 용인 골프장' 첫 삽도 못 떴다...투기 의혹까지 추진 발목

용인시와 골프장 진입로 확장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사업 인근 부지는 지금도 카카오VX 임원 소유…땅 투기 의혹 여전

[사진=카카오VX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카카오가 올해까지 용인 기흥구에 준공하기로 한 골프장(필드) 건설 사업이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골프장 진입 도로 확대를 위해 현재 용인시와 협의 중이기 때문이다. 카카오VX 내부 임원의 땅 투기 의혹도 골프장 개발을 더디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VX는 부동산개발 자회사인 가승개발을 통해 용인 기흥구 공세동 산1-1번지 일원에 대중골프장 건설을 위한 '신갈CC 조성사업'을 지난해부터 추진 중이다.

가승개발은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GS가 3세 경영회사인 승산과 5대5 지분투자로 2016년 설립한 시행사다. 카카오VX가 2020년 11월 넥슨의 지분을 전량 사들인 데 이어 2021년 2월 5%를 추가로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회사가 지난해 용인시에 제출한 착공 계획안 고시에 따르면, 가승개발은 올해 12월 31일 준공 완료(예정)를 목표로 면적 111만2514㎡ 규모의 공세동 산 일원에 골프장을 건설한다. 해당 부지는 가승개발이 전주최씨 평도공파 종중에게 30년 장기임차한 부지다.

하지만 취재 결과 카카오VX는 골프장 건설을 위한 공사 착수조차 하지 못했다. 골프장 건설에 보통 2년여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 공사를 시작해도 올해 준공은 불가능한 셈이다. 현재 가승개발은 당초 인가받은 진입도로를 확장하기 위해 용인시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골프장 진입로가 협소해 이를 확장하려는 목적으로 용인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카카오VX 사내 임원 소유의 골프장 사업 인근 부지가 주인이 그대로인 등 투기 의혹이 여전하다. 카카오VX는 지난해 해당 의혹이 제기된 후 해당 임원이 토지를 매각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으나, 4개월이 넘은 현 시점에도 토지주인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성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카카오VX 사내 임원이 지난 2020년 12월 15일 골프장 사업 예정 부지 인근 농지를 17억5140만원에 구입해 땅 투기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골프장을 개발하려면 가승개발이 해당 임원이 구입한 땅을 재구매하거나 임차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회삿돈으로 임원 개인에게 시세 차익을 챙겨주는 등의 배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VX는 이 같은 이 의원의 지적에 국감 이후 땅 투기 목적이 전혀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또 이와 함께 의원실에 해당 부지 구매는 법률상 문제가 없으며 사업 관련 정리가 완료되면 해당 문제를 조속히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하지만 카카오VX 임원이 2020년 매입한 해당 골프장 주변 필지 7곳은 현재(2월)도 임원 단독 소유거나 공동명의 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필지는 공세동 45-2, 공세동 45-4, 공세동 80, 공세동 85-4 등 농지전용 허가를 받지 않은 곳과 공세동 90-3, 공세동 91-1, 공세동 89 등 농지전용 허가를 받은 곳을 포함한다.

이 의원은 부지 매입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카카오VX 임원이 매입한 부지는 농지 유형으로,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은 매입할 수 없다. 게다가 해당 부지를 골프장으로 개발하려면 농지전용이 필요하다. 카카오VX 임원이 회사 지시로 해당 땅을 샀다면 전용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것이어서 농지법 제6조제2항제7호에 따라 취득하기 전에 전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카카오VX 측은 "해당 부지는 골프장 부지가 아니며, 알박기나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회사가 골프장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개인이 매입하게 된 것이며, 관련해 매수 희망자와 매도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