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리콜대란'···국내 AS센터 8곳뿐 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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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2-2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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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만 4차례···리콜 규모 150만대

  • 국내 41만대 오작동 조사중 더 늘듯

  • 충전소 규격 달라 '이피트' 이용못해

테슬라 전기 SUV ‘모델Y’ [사진=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세계적인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역대 최대 시련을 맞고 있다. 이달에만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네 차례 리콜 명령을 받았다. 리콜 규모는 약 150만대로 지난해 테슬라의 전 세계 시장 판매량(약 93만대)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내에서도 NHTSA 리콜을 일부 반영하면 차후 추가 리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테슬라 국내 서비스센터가 8곳에 불과해 리콜 대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TSA는 이달 1일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약 5만4000대에 대해 리콜 조치를 발표했다. 이어 3일 안전벨트 경고음 문제로 약 81만7000대를, 9일 앞유리 성에 제거 소프트웨어 ‘디프로스터’ 결함으로 약 2만6000대를, 10일 음악으로 경적소리를 설정하는 ‘붐박스’ 기능 오류로 약 57만9000대를 각각 리콜했다. NHTSA는 추가로 2021·2022년형 테슬라 차량 41만6000대에 대해 급제동 기능인 ‘팬텀 브레이킹’ 오작동을 조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19일 난방장치 문제로 2만6000대가, 지난해 12월에는 후방 카메라와 보닛 결함으로 약 20만대가 각각 리콜 조치됐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보닛 걸쇠 장치 설치 불량으로 1541대, 최근 안전벨트 경고음 문제로 3만3127대를 리콜 조치한 상태다.

계속된 테슬라 리콜 대란에 국내 소비자들은 난감한 처지다. 독보적인 판매량에 비해 테슬라의 국내 서비스센터는 8곳뿐이다. 테슬라는 2018년 588대 판매량에 그쳤지만 지난해 1만7828대를 판매하는 등 최근 4년 동안 3만267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4위에 오른 볼보는 같은 기간 5만3549대를 판매했지만 서비스센터는 31곳에 이른다. 

반경을 넓히면 테슬라의 인프라 부족은 심각하다. 국내 완성차 양강인 현대자동차는 1337곳, 기아 787곳의 서비스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수입차 판매량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는 74곳, 2위인 BMW는 72곳, 3위인 아우디는 40곳이다. 

향후 서비스센터 외에 전기차 충전소 확충 여부도 테슬라에게 난제로 다가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월부터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급속충전소인 ‘이피트(E-pit)’ 운영을 시작했고, 도심 지역 외 고속도로 12곳으로 확장했다. 이피트는 출력량 기준 국내 최고 수준인 350㎾급 초고속 충전설비에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국토부가 설치 사업에 공동 참여하면서 이피트를 설치한 고속도로 휴게소가 꾸준히 늘어날 예정이다.

그러나 테슬라 차량은 이피트 사용이 불가능하다. DC 콤보 타입1 기준 충전기에 테슬라는 북미형 규격을 고집하면서 이피트 사용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설치된 테슬라 슈퍼차저는 지난해 11월 기준 56곳이며, 이피트와 달리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전기차 충전소에 대해 독자노선을 고집하고 있지만 다른 주요국과 비교할 때 국내 인프라 구축 속도가 더딘 편”이라며 “올해 전기차 신모델이 대거 쏟아져 들어오면 테슬라의 이러한 약점이 크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리콜 문제를 대부분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고질적인 단차와 도장 문제 등 물리적 결함이 여전해 적정 수준의 서비스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결과적으로 주문량을 쫓아가지 못해 찍어내기 바쁜 양산 시스템이 품질 저하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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