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은행권이 청년층을 대상으로 최대 연 10%대 금리를 제공하는 ‘청년희망적금'을 출시했다. 당초 예견됐던 것처럼 많은 청년들이 첫날부터 상품 가입에 나서면서 한때 일부 은행앱이 먹통이 되기도 했다. 한정된 예산으로 선착순 가입을 추진한 정부가 쏠림 현상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11개 은행은 이날부터 청년희망적금 신청 접수를 진행 중이다. 연 소득 등 일정 요건을 갖춘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가입일 기준)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희망적금'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
정부는 가입자 수요 분산을 위해 신청자 출생연도에 따라 첫 주에 한해 가입일자를 5부제로 진행하고 있지만, 개별 은행 앱에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트래픽이 폭주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 모바일앱에선 로그인과 가입메뉴 단계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온라인뿐 아니라 일부 은행 영업점에서도 가입 문의가 잇따랐다. 한 은행 관계자는 "교내 지점이나 사회초년생이 많은 회사 도심 근처 지점을 중심으로 문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상품이 청년들의 자금 형성을 지원하겠다는 좋은 취지임에도 공급 방식을 둘러싼 우려와 비판 여론이 거세다. 456억원이라는 한정된 정부 예산으로 지원되면서 신청순서에 따라 운영돼 '선착순 조기마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가입 신청이 5부제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 완판될 경우 나머지 대상자들에게는 가입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당초보다 가입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기획재정부와 운영방향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가입 가능 여부 조회에 약 200만명이 몰리면서 상품이 조기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자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5부제로 상품 가입이 진행되는 만큼 당일 한도나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됐어야 하는데 그러한 내용이 없다 보니 청년들 역시 혹시나 못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초반부터 몰리면서 은행앱이 먹통이 된 것"이라며 "사업 시행 전에 대상 청년층 규모와 수요를 예측하고 있을 텐데 기껏 지원사업을 하고도 준비 부족으로 욕을 먹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