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21일 CJ대한통운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며 강경 대응을 이어갔다. 다만 CJ대한통운 점거 농성을 일부 해제하기로 하면서 대화의 문은 열어뒀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총파업 56일째, 본사 점거 12일째를 맞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022 전국 택배노동자대회’를 열고 “CJ대한통운은 사회적 합의 이행과 대화 수용에 나서라”고 밝혔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이날 대회에는 CJ대한통운·우체국택배·한진택배·로젠택배·롯데택배 등에서 조합원 2000명이 참가했다. 현행 방역 지침상 집회에 참여 인원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299명으로 제한된다. 그러나 택배노조는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 유세 차량을 이용하는 등 선거운동 방식으로 집회를 열었다. 대선 선거운동에는 참가 인원 제한이 없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에 이날까지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지만 CJ대한통운은 답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이 이날까지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이 물과 소금을 끊는 ‘아사 단식’에 돌입할 방침이다. 대화가 결렬될 경우 모든 택배사로 총파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은 일부 해제하기로 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날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다시 한 번 주기 위해 대승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며 “노조도 이 사태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결심해 3층 농성을 오늘부로 해제한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 200여명은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본사 1·3층에서 12일째 점거 농성 중이다.
택배노조는 집회를 마친 뒤 CJ대한통운 본사 앞으로 이동해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가 주관하는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미사’를 이날 오후 7시께 진행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 측은 사회적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파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와 관련해서도 공동건조물침입,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500여명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CJ대한통운 점거 농성 중인 택배노조 조합원 25명을 특정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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