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일 취임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처음 나선 공식 석상에서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밝혔다. 예술단 중심의 제작극장에 방점을 찍었다.
“자발적이기보다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는 말에서 세종문화회관의 녹록지 않은 현재 상황과 개선의 의지가 동시에 느껴졌다.
안호상 사장은 2월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S씨어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종문화회관과 예술단은 오랜 세월 다른 꿈을 꿔왔다. 초창기부터 예술단이 세종문화회관의 주요 콘텐츠를 담당할 것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지난 3년간 예술단 공연 관람객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연 관람객 중 12.3%를 차지했다. 예술단 중심의 제작극장으로 바꾸는 결정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 사장은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세종문화회관의 전체 인력의 42%를 예술단이 차지한다. 예술단 지원 파트 인력을 포함하면 50%가 넘는다. 이에 맞게 전체 예산인 580억원의 42% 정도가 예술단에 분배되고 있다.
안 사장은 “현재 세종문화회관의 상황에서 예술단을 배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발적이기보다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며 “방향 설정이 성공하려면 ‘예술단의 변화와 혁신’과 ‘극장 리빌딩 추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 예술사업국장, 국립중앙극장 극장장, 서울문화재단 대표 등을 고루 거친 안 사장이 내부 회의 등을 통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다.
지난 2월 7일자와 2월 10일자로 공석이었던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 합창단,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예술단장을 임명한 안 사장은 “9개 단체의 순수 제작 예산이 70억원 밖에 안 된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빠른 시간 안에 2배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자체 제작 공연 횟수로 1.5배 정도로 늘리겠다. 동시대성을 강화한 제작공연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중·장기프로젝트인 ‘세종문화회관 리빌딩’은 공간의 전용성과 기능성 확보, 그리고 7개의 전속 예술단체를 보유한 제작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2003년 리모델링 후 무대기계, 조명, 음향, 영상시설 등의 부분적인 설비교체에 의존해 현재까지 공연장을 사용하다보니 대형 공연 진행에 크고 작은 불편을 겪어왔다. 현재 세종문화회관이 보유한 대극장(3022석), M씨어터(609석), S씨어터(가변형)는 최신 트렌드 작품 제작 규모에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게 된다.
세종문화회관 리빌딩은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건축 외양을 최대한 살리고 보존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며, 서울 영등포구에 건립되는 제2세종문화회관의 공사 및 운영일정과 조율해 나가며 진행하게 된다. 복합문화공간 재조성과 관련해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2월 초 서울시장 보고를 마쳤으며, 서울시와 함께 연내로 타당성 연구 용역을 실시하는 등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
이를 위해서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37%~40%였지만 현재는 22%까지 떨어진 재정 자립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 때문에 대관으로 인한 수입이 감소했고, 행사장과 음식점이 있는 지하 1층 '광화문 아띠'가 임대 업체의 경영상 문제로 정상적인 영업이 안 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대표 콘텐츠의 부재 등도 요인 중 하나다.
안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의 자산이고 서울시의회 등의 동의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 법인에 비해 어려움이 있다. 대관 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정적인 수입원이 필요하다. 서울시에 세종로 공영주자창 운영권을 이관하는 것을 건의했다”라며 “현재 ‘세종예술아카데미가’가 좋은 공간에 있다. 교육공간을 옮기고 이곳을 수익 공간으로 바꾸려고 한다. 획기적인 수익 방안이 많지는 않지만, 이를 통해 사업의 압박을 줄이고 예술단의 예술성을 높이겠다. 그러면 예산 확보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선순환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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