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CJ대한통운 농성 일부 해제…CJ대한통운 "전면 퇴거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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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수습기자
입력 2022-02-2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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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본사 1·3층 기습 점거한 지 11일 만

  • 노조위원장 "잘못된 판단 근거 작용하면 더 큰 농성 할 것"

21일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주최로 열린 2022 전국 택배 노동자대회에서 진경호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농성을 일부 해제하며 CJ대한통운과의 갈등이 대화를 통해 봉합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2022 전국 택배노동자 대회'에서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다시 한번 주기 위해 노조는 대승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단행하겠다"며 "오늘부로 CJ대한통운 본사 3층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 200여명이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본사 1층과 3층을 기습 점거한 지 11일 만이다.
 
이들은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요금 인상분의 대부분을 회사가 챙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지난해 12월28일부터 파업 중이며, 이달 들어서는 사측에 CJ대한통운 본사 건물 점거 농성까지 벌여왔다.
 
택배노조의 농성 해제 결정은 90여개 종교·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CJ택배공대위가 성명을 내고 택배노조 측에 "사회적 합의의 초심을 떠올리며 대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작은 행동이라도 진심을 담아 표현해달라"고 제안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는 본사 3층 점거 농성은 해제하지만 이를 CJ대한통운 측이 악용할 경우 보복을 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진 위원장은 "농성 해제가 CJ 측에 잘못된 판단의 근거로 작용한다면 점거 농성보다 큰 농성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 위원장은 물과 소금을 끊는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택배노조 전 조합원이 CJ 측에 맞서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날 오전에는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200여명이 모여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김재연 대선후보의 선거 유세로 신고돼 주최 측 추산 2천여 명이 현장에 모였다. 현재 방역 기준상 집회로 모일 수 있는 최대 인원은 299명이지만, 선거 유세는 방역수칙 인원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CJ대한통운 본사 3층을 점거하던 조합원 60여명은 이날 오후 5시께 건물에서 철수했다. 건물 밖으로 조합원들이 나오자 다른 조합원들은 "고생했다"며 격려했다.
 
농성단장을 맡은 김인봉 택배노조 사무처장은 농성을 마친 후 "최소한 대화의 자리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절대 안 나간다, 못 나간다는 각오로 버텼지만, 지도부의 고민을 이해했고 우리가 나가서 대화의 장이 마련된다면 나가자는 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1층에는 40여명의 조합원이 여전히 점거 농성 중이다.
 
택배노조가 일부 점거 농성을 해제했지만 CJ대한통운 측은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CJ대한통운 측은 "3층에서 철수했지만 주 출입구인 1층 로비에 대한 점거는 변동이 없다"며 "본사 건물 구조상 정상적인 근무를 위해서는 1층 로비에 대한 불법 점거 중단이 필수적인 만큼 노조의 전면적인 즉각 퇴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대화가 여의치 않은 경우 파업을 전체 택배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편 같은 날 노조에 속하지 않은 택배기사들이 모인 비노조택배연합도 오전 CJ대한통운 본사를 항의 방문해 "택배노조 파업은 지속할 명분이 없다"며 "파업을 멈추고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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