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는 자성과 광학적 특성을 가진 광물에서 찾을 수 있는 17개 희귀 원소를 일컫는다. 형광등에서 LED(발광다이오드), 스마트폰, 전기차, 풍력터빈, 첨단무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이며,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린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희토류 대국이다.
1년새 90% 급등···희토류 가격 '널뛰기'
21일 중국 국제원자재 시장 조사업체 생의사(生意社)에 따르면 경희토류 주요 재료인 디디뮴 산화물(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 결합물질) 평균가격이 톤당 110만 위안(약 2억원)으로 지난해 말 84만5000위안에서 약 30% 올랐다.
중희토류 주요 재료인 디스프로슘 산화물 평균 가격도 지난해 말보다 약 8% 상승한 톤당 314만5000위안에 달하고 있다. 희토류는 무게에 따라 경희토와 중희토로 분류되는데, 중희토가 경희토에 비해 값이 비싸다.
희토류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중국 내 저탄소 열풍에 전기차·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방면에서 희토류 수요가 왕성하다. 특히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의 핵심 재료로 알려졌는데, 중국 전기차 시장 호황에 희토류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적인 희토류 수요가 2040년까지 현재 수준의 3~7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중국이 자국 희토류 생산량을 늘리곤 있지만 현재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자연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희토류 채굴·제련 쿼터를 각각 10만800톤, 9만7200톤으로 정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약 20%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은 희토류 과잉 생산을 통제하기 위해 매년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희토류 채굴·제련 쿼터를 설정해 발표한다.
양원화 상하이 금속시장(SMM)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수요를 감당할 만큼 희토류 생산량 증가분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재 중국 희토류 재고량은 사상 최저치 수준이다. 중국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바이인포에 따르면 지난 18일 디디뮴 산화물 재고량은 3351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지난 3년간 평균 재고량의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中희토류 가격 안정 노력···시장 지배력 유지 안간힘
중국 정부도 자국 희토류 가격 급등세를 경계하며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세계 최대 희토류 공급업체인 중국 국유기업 북방희토가 이달 들어 시장 가격보다 약 10% 낮은 가격에 희토류를 공급하게 된 배경이다.
중국 21세기경제보는 이는 희토류 부족이 중국 전기차 등 주요 산업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는 한편, 전 세계 희토류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내 희토류 가격이 치솟아 해외 희토류 업체가 생산량을 늘리면 중국의 희토류 패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실제 최근 미국·호주 등 국가가 희토류 증산에 나서면서 중국의 전 세계 희토류 시장 점유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의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 점유율은 2010년 97.7%에 달했지만 2021년 60%로 하락했다. 전 세계 매장량에서 중국 점유율도 2010년 50%에서 2020년 36.7%까지 내려갔다.
이에 중국은 자국 희토류 패권을 강화하기 위해 자국 희토류 산업을 재편하는 데 주력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민메탈, 중국알루미늄, 간저우희토류(남방희토) 등 국유회사 여러 곳을 합병해 북방희토에 이은 또 하나의 초대형 희토류 공룡인 '중국희토그룹'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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