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비축유 방출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아직 실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내 산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오후 울산 석유비축기지를 방문해 "국제 유가 상승세가 3월에도 지속될 경우 유류세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인하 조치의 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는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와 LNG 할당관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내달 중 결정할 방침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면 업계 수요를 반영해 원자재 할당관세 인하 폭과 대상 확대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홍 부총리는 국내 석유 수급·비축현황과 비상시 방출 계획 등을 점검하고 "국내 석유 수급이 악화하면 비축유 방출 등이 즉시 착수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태세를 갖추라"고 당부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정부의 석유 비축물량은 약 9700만 배럴로, 추가적인 외부 도입 없이 국내 수요 106일분을 감당할 수 있다.
국제 유가는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생산능력 회복 지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0달러대로 치솟았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우크라이나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해 "오늘부터 범부처 합동 우크라이나 비상대응 TF를 매일 개최해 에너지·공급망·실물·금융 등 관련된 모든 분야 상황을 하루 단위로 파악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요 경제지표 동향을 실시간 점검하고 분야별로 가능한 조치는 즉시 시행하겠다"며 "각별한 긴장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우크라이나 정세 불안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