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지난해 6만6000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며 고용 창출의 중심축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컬리 등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의 고용 증가가 두드러지면서 벤처투자의 고용창출 효과가 확인됐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보험가입 현황을 토대로 고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벤처·스타트업 3만 6209개사의 고용은 76만 491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고용정보가 유효한 벤처기업 3만 5855개사와 지난해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 2002개사 중 중복기업 1648개사를 제외한 벤처·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2020년 말과 비교하면 지난해 말 벤처·스타트업 고용은 6만 6015명 증가했다. 고용정보 제공 미동의 기업 등 고용 현황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까지 포함하면 벤처·스타트업이 늘린 고용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벤처‧스타트업 신규 고용 10명 중 3명은 청년, 4명은 여성
특히 벤처‧스타트업들은 청년과 여성에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벤처·스타트업 고용 중 청년(만 15세 이상~만 29세 이하) 고용은 약 26.9%인 20만5625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18만 7433명)과 비교하면 청년 고용은 약 1만8000명 증가했다. 이는 벤처·스타트업 고용 증가의 약 27.6%를 차지하는 수치로, 벤처·스타트업들이 고용을 10명 늘릴 때 3명은 청년을 뽑은 셈이다.
국내 고용보험 청년 가입자의 증가율(2.4%)은 고용보험 전체 가입자 증가율(3.1%)보다 낮은 반면, 벤처·스타트업의 청년 고용 증가율은 전체 고용 증가율(+9.4%)보다 높은 약 9.7%로 집계됐다.
여성 고용은 전체 고용의 약 32.1%인 24만5902명으로, 2020년 말(21만 9941명) 대비 약 2만6000명 늘었다. 전체 고용 증가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39.3%로, 벤처·스타트업이 고용을 10명 늘릴 때 이 중 4명은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 고용 증가율은 2020년 말 대비 전체 고용 증가율(9.4%)보다 2.4%p 높은 약 11.8%로, 국내 전체 고용보험 여성 가입자의 증가율인 3.9%보다 약 3배 가량 높았다.
2021년 벤처·스타트업 3만 6209개사 중 지난해 창업한 벤처·스타트업은 569개사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말 3800명을 고용 중이었다. 이는 신설 벤처·스타트업이 지난해에만 3800개의 일자리를 늘렸다는 의미다.
신설 기업 569개사의 기업당 고용은 6.7명으로 지난해 이전에 창업한 기존 기업들(+1.7명)보다 약 4배 높았다. 이들 기업이 전체 고용 증가(6만 6015명)의 약 5.8%를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니콘기업 고용창출 효과 두드러져··· 벤처 평균 대비 140배
2020년 말 대비 고용을 가장 많이 늘린 10개사의 총 고용 증가는 3932명으로 전체 고용 증가의 6.0%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은 기업당 고용을 393.2명 늘리면서, 전체 벤처·스타트업 3만 6209개사의 평균 고용 증가(1.8명)의 200배를 넘어섰다.
상위 10개사 중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제조, ICT기반의 유통·서비스 분야 기업이 7개사를 차지했다.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인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2020년(688명)에 이어 지난해(1533명)에도 고용을 가장 많이 늘렸다. 이어 크래프톤(397명), 우아한형제들(311명) 순으로 나타났다.
컬리는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는 유니콘기업이며 크래프톤과 우아한형제들도 유니콘기업 이력을 갖고 있다. 국내 유니콘기업이거나 과거 유니콘기업이었던 총 27개사 중 이번 분석대상 15개사는 지난해 말 기준 1만 1719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0년 말과 비교해 3863명 늘어난 것으로 고용 증가율은 49.2%에 달했다. 기업당 고용 증가를 보면 유니콘기업 15개사가 평균 257.5명을 추가로 고용하면서, 벤처기업 혹은 벤처투자 받은 기업 3만 6209개사의 평균 고용 증가 인원 1.8명의 140배를 상회했다.
벤터투자 10억원 당 2.9명 늘려··· 투자 자금이 고용 증가로
벤처기업만 보면 전체 3만8319개사 중 고용정보 유효기업 3만5855개사의 전체 고용은 74만9493명이다. 전년 대비 6만 3567명 늘어난 것으로, 고용 증가율은 약 9.3%다. 벤처기업당 평균 고용은 20.9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 2438개사 중 고용정보 유효기업 2002개사의 전체 고용은 7만 9984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만9639명 늘어난 수치로 고용 증가율로 보면 약 32.5%다. 벤처투자 받은 기업당 평균 고용은 40.0명, 투자 10억원 당 고용 증가 효과는 2.9명으로 파악됐다.
지역별 벤처투자 증가 상위 3개 지역은 서울(4조 1187억원), 경기(1조 2566억원), 대전(4348억원) 순이었으며, 벤처투자 받은 기업의 고용 증가 상위 3개 지역도 서울(1만3125명), 경기(3538명), 대전(883명) 순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벤처투자 받은 기업의 고용 증가 순위는 벤처투자 규모 순위와 대체로 유사하게 나타나, 벤처투자된 자금이 고용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작년 한 해 혁신 벤처·스타트업들은 코로나라는 혹독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나라 전체의 3배가 넘는 고용증가율로 고용을 크게 늘렸고 청년, 여성들에게도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벤처투자와 펀드의 증가세, 유니콘기업의 증가 등 벤처·스타트업이 우리 경제의 중심축이 되어가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긍정적 변화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보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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