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출입기자 비대면 간담회에서 오미크론 대확산 이후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와 관련해 "3월에 정점을 지난 이후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면 일상 회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관련해선 "위중증률과 사망률, 병상가동률, 치료제 처방 실적 등 주요 지표들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며 "중증화율이 안정화된다면 거리두기를 개편할 것이고 엔데믹으로 표현된 출구전략도 같이 고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엔데믹 전환 시점에 대해 권 장관은 "이른 시일 안에 되기를 바라지만, 3월 중반까지는 최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있다"며 "그때쯤 감소 추세로 가면서 서서히 오미크론 특성에 맞는 일상회복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스위스 사례를 들어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많은 사람이 감염돼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권 장관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확진을 최대로 억제하면서 일상으로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오미크론 이후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대유행 가능성은 없냐는 질의에 "세계보건기구(WHO)와 의료계 전문가 등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 출현을 알게 되면 이에 따라 방역당국에서 신속히 대응체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세계적으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영향을 미친다는 사례가 보고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만명을 넘긴 상황에서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엔데믹화를 언급한 것이 국민들의 방역 경각심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에 나왔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현재는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이 밝혀졌기 때문에 방역당국에서 메시지를 보수적으로 낸다고 해서 국민들이 실제로 따라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2년이 넘었기에 국민들도 오미크론의 특성을 아시고 거기에 따라 행동하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권 장관은 "또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델타 변이와 연계해서 방역 정책을 시행할 경우 의료 현장에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최근 조사를 보면 국민이 스스로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동량을 줄였다던지 자울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 같다. 다만 독감보다는 아직 훨씬 더 높은 치명률을 갖고 있기에 이에 대해서는 늘 당부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방역 정책을 완화한 것을 두고 이른바 '정치방역' 논란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권 장관은 "정치 방역이라는 논란은 시기적으로 대선과 연결되어서 그런 것 같다"며 "오미크론의 특성에 따라 지난 2월 초부터 준비해왔으며 거기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오미크론 특성에 맞게 재택치료 시스템과 권역별 거점 병원 등도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앙응급의료센터(상황실)를 중심으로 코로나 응급의료 컨트롤타워 기능 구축, 코로나 응급상황관리 전담 및 응급 의료자원의 연계·조정을 추진한다.
또 권역별로 종합병원급 거점전담병원에 응급전문의가 상근하는 '코로나 환자 전담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해 이달 말까지 10개소를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 '거점 분만의료기관'을 확보해 권역별 접근성을 제고(현재 82병상→200병상 확대)하고, 거점 소아의료기관(864병상)에서 입원이 필요한 소아 환자도 관리할 방침이다.
권 장관은 "오미크론의 특성에 맞게 방역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중점적으로 보완해 나가고 있다"며 "재택치료 과정에서 일반 병원과의 연계나 상담센터와의 연결이 안되는 부분 등도 보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확진자가 당초 예상보다 많이 나오고 있어 재택 치료에 만전을 기하고 대응 의료기관도 250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며 "재택치료 환자의 응급상황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권역별 거점 전담병원에 응급전문의가 상주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법원이 대구 등 전국 곳곳에서 방역패스 효력 정지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에 대해 권 장관은 여전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거리두기와 방역패스가 같이 병행돼 이뤄지고 있는데 대구에선 60세 미만의 식당·카페 해제하도록 나와있다"며 "식당·카페 등에서 60세를 기준으로 신분증을 확인하기 어렵고, 대구시와 즉시 항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식당·카페는 마스크를 벗고 대화가 이뤄지는 곳이라 방역패스를 유지하는 것이고 유행이 안정화가 되면 조정을 검토하겠다"면서도 "현재는 완전히 안정화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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