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과정에서 공소장이 변경돼 형량이 줄어든 경우, 초과로 수감된 것에 따른 피해 보상을 국가가 하지 않았다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형사소송법) 26조 제1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 등을 담은 위헌법률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A씨와 B씨는 옛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상습절도 혐의로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6월을 확정받았다. 이들은 형을 마친 뒤 헌재가 특가법상 상습절도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하자 재심을 청구했다.
현행 형사보상법 26조 제1항은 '면소나 공소기각 재판을 받아 형이 확정된 피고인이 그 재판을 할 만한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 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을 경우' 등을 보상 청구가 가능한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재심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하는 구금이 이미 이뤄진 상태라면 이는 위헌적인 법률 집행으로 인한 과다 구금"이라면서 "신체의 자유에 중대한 피해 결과가 발생한 것인데 형사 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위헌 결정의 소급효와 재심 청구권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공소장 변경 제도는 형벌권의 적정한 실현과 소송 경제 도모라는 가치가 피고인의 방어권이 보장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이지, 형사사법 절차에 내재하는 위험의 결과로 이뤄진 구금을 정당화하는 제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반대 의견을 낸 이선애·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청구인들의 (재심) 판결 주문과 이유 어디에서도 무죄의 판단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무고한 사람을 구금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구체적인 사건에서의 양형은 법관이 다종다양한 양형 사유를 두루 고려한 전체로서의 결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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