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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매각' 속출에 회사채 시장 '급랭'…증권가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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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2-02-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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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미매각 현황]


회사채 시장에 미매각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 연 1.25% 수준인 기준금리가 올해 안에 연 1.75%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 투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불안해지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주식시장을 넘어 회사채 시장까지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에 단 한 건도 없던 미매각 사례가 올해는 벌써 8건이나 나왔다. 증권사가 떠안은 미매각 부담은 곧 5000억원을 넘어설 기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에코플랜트(A-)가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에 2년물 500억원, 3년물 10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목표였지만 지난 18일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주문이 2년물에는 320억원, 3년물에는 760억원에 그쳤다.

총액 인수 계약에 따라 미매갹 물량은 발행을 주관한 SK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인수하게 된다.

앞서 울산지피에스(AA-)가 16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미매각이 대거 발생했다.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3년물에만 300억원어치 주문이 들어오고 나머지는 전부 미매각됐다.

총액 인수 계약에 따라 미매각 부담은 KB증권과 SK증권,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떠안게 된다.

수요예측 결과 전량 미매각이란 기록도 나왔다. 지난 1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여천NCC(A+)가 주인공이다. 여천NCC는 2000억원을 회사채를 통해 조달하려다가 회사채 발행 공시를 띄운 지난 11일 여수공장에서 폭발사고로 사상자가 8명 발생하면서 규모를 1200억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가뜩이나 악화된 회사채 시장 분위기에 사고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아무도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았다. 1200억원 전액은 발행을 주관한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한양증권, DB금융투자 등 10개 증권사가 나눠 받는다.

신용등급 'AA0'를 자랑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회사채 공모에서 미매각 굴욕을 맛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8일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3년물은 1500억원, 5년물은 500억원을 모으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3년물은 1100억원이 모여 400억원 미달했고 5년물은 500억원 전액 미매각됐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년물을 2000억원으로 증액한 뒤 투자자를 추가로 모집해 전액 매각했다.

이 밖에 CJ프레시웨이(A0)와 코리아에너지터미널(AA-), 한국토지신탁(A0/A-), SK어드밴스드(A0) 등에서 회사채 미매각이 잇따라 발생했다. 

최근 회사채 미매각이 쏟아지는 것은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1분기 내내 미매각이 없었다. 

특히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한 점이 회사채 시장의 주요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채권은 시장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의 매력은 떨어지고 신규 채권의 투자 매력이 올라가는 구조를 띤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채권시장의 투심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금통위 이후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확대와 이로 인해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투자자들은 회사채 투자를 미루고 발행 기업은 빨리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선조달 수요가 커지는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며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심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운용하는 각 증권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이 총액 인수 계약이다 보니 미매각이 나오는 분량은 모두 증권사 부담으로 다가온다.

한 증권사 DCM(채권발행시장) 관계자는 "최근 여천NCC 같은 경우는 발행을 취소했어야 했는데 강행해 물량 부담을 모두 증권사에 떠넘긴 사례"라며 "증권사는 점유율 유지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채권시장에 참여하고 있는데 올해는 지난해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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