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춰 사이버 공격이 발생해 '하이브리드 전쟁(정규전과 비정규전, 사이버전이 결합된 현대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공격을 시작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와 주요 은행의 웹사이트가 정상 작동되지 않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사이버 보안당국은 전날에도 의회, 외무부 등 국가기관과 기간산업 시설, 교육기관 등 웹사이트가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을 받아 다운됐다고 밝혔다. 이에 우크라이나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욱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이 감행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2008년 조지아 침공과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당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부인하는 상황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서방은 일련의 사이버 공격이 러시아의 소행이라면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3개국은 공동성명에서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의 안보와 주권, 영토적 통합성을 침해하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사이버 보안과 관련, 필요한 것들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대화하고 있다"며 "필요한 조치를 파악해 긴급하게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 소속 영연방 개발사무소(FCDO)는 "러시아의 잇따른 사이버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연이어 무시한 처사"라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의 또 다른 예"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EU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팀을 구성해 우크라이나의 사이버 보안을 지원할 계획이다.
나토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와 사이버 협력 강화 방안에 합의했다. 나토 주재 나탈리아 갈리바렌코 우크라이나 대사는 "나토의 지원으로 우리는 군 지휘통제 체계에 현대적인 정보 기술과 서비스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제재에 참여한 국가들에 대한 사이버 공격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힌 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정부 기관과 산업계에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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