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美 대러제재 '골머리'…이번에도 스위프트는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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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2-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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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스위프트 제재 시 달러 패권 흔들릴까 고민

  • G7 제재 수위 두고 미세한 균열…영국·독일·이탈리아 이견

미국이 대러 제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강력한 카드인 스위프트를 꺼냈다가는 세계경제에 부메랑이 될 뿐만 아니라 달러 패권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방 단일대오에도 대러 제재 수위를 둔 미세한 균열이 나타나는 등 미국의 셈법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들 간 스위프트를 둔 이견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저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침공을 개시하자, 대러 제재안을 논의하기 위해 G7 정상들과 화상 회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번 제재안에 국제 금융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를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되면 러시아 은행들은 달러 기반으로 거래하는 세계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끊긴다. 각종 수출에 차질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라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러시아 인접 국가들이 꾸준히 스위프트 조치를 요구한 이유다. 
 

24일 미국 시애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독일과 이탈리아 등이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이번 제재안에 스위프트는 빠졌다. 대신 미국은 러시아에서 가장 큰 스베르방크와 VTB 등 두 은행을 비롯해 90여개 금융기관이 미국 금융시스템을 통해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의 돈줄을 죄겠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미국이 단계적 제재를 강조했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추후 행보에 따라서 ‘최후의 수단’인 스위프트를 꺼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스위프트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에 타격이 될 수 있다. WSJ는 “러시아의 은행 시스템을 차단하는 것은 국가 간 금융거래를 금지하는 것만이 아니다”라며 “그것(스위프트)은 본질적으로 세계 경제 전체를 단절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1조7000억 달러로, 세계 12위 규모의 경제대국이다. 더구나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다리를 꽁꽁 묶는다는 것은 국제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전 미 재무부 관리들은 스위프트 제재는 러시아 경제뿐만 아니라 서방 기업들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WSJ는 전했다. 

더구나 달러 패권에도 위협을 가하며 그 과정에서 중국이 최대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미국의 고민거리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금융제재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을 촉진하고 달러 주도의 세계 금융시스템을 잠식할 수 있다”고 WSJ에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은 그간 스위프트의 대안으로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들 양국 간 결제 시스템은 이웃 강대국들이 스위프트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이 위안화로 직접 결제할 수 있게 되면 달러의 필요성은 줄어들게 된다.  

아울러 일괄적 제재인 스위프트와 달리, 러시아 대형은행 개별에 대한 제재는 서구 석유회사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세계 금융시스템에서 차단할 은행을 선별함으로써 서방이 국제 금융의 흐름을 보다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스위프트를 배제하게 된 또 다른 이유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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