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가 기준금리 동결과 경기 둔화 우려, 국제정세 불안 등 여파로 6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이들 섹터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월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오는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최소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전망인 만큼 이들 은행주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증권가는 4대 금융지주의 2022년 이자수익 전망치를 지난해 상반기 말 대비 크게는 16% 이상 상향 조정하면서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KRX 은행' 지수는 전일 대비 10.83포인트(1.39%) 내린 770.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등 은행업을 영위하는 상장사들로 구성됐다.
이날도 하락하면서 'KRX 은행' 지수는 6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는 단기 고점 대비 6% 이상 하락한 수치다. 앞서 'KRX 은행' 지수는 지난 17일 822.43으로 거래를 마치며 201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820을 돌파한 바 있다. 특히 25일에는 코스피가 전일 대비 27.96포인트(1.06%) 오른 2676.76으로 거래를 마쳤음에도 하락하며 'KRX 유틸리티' 지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은행주가 약세를 기록한 원인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금통위를 열고 2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8월과 11월, 지난 1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 인상한 만큼 한 차례 숨고르기 시간이 필요하고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국내 코로나19 일일 추가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한 만큼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은행주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둔화되면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 확대 지연, 순이자마진(NIM) 정체 등이 우려되는 상황인 셈이다.
글로벌 은행주가 약세인 점도 국내 은행주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25일(현지시간) 대표적 글로벌 은행주인 골드만삭스 주가는 350.1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2.92%(4.55달러) 오른 수치지만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423.85달러) 대비로는 20% 가까이 빠진 수준이다. 미국 역시 오는 3월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전망임을 감안하면 이들 글로벌 은행주가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보다는 경기 둔화에 따른 피해를 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한은이 오는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은행주의 이익 개선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24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1%로 1.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3%가 넘는 상승률은 지난해(2.5%) 기록은 물론 최근 10년래 최고치 수준이다. 한은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 안정을 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물가 전망 상향을 통해 물가 안정에 대한 통화당국의 의지가 확인된 만큼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 기준으로 2회 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인상 시기는 5월과 7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은행주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이자수익 전망치도 상향되는 추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기준 4대 금융지주의 2022년 이자수익 컨센서스 합계는 56조7654억원으로 지난해 6월(51조3939억원) 대비 10.45%(5조3715억원) 증가했다. 종목별로는 하나금융지주가 10조7912억원에서 12조5695억원으로 16.47% 늘어났고 우리금융지주(15.93%)와 KB금융(11.90%)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신한지주는 15조2030억원에서 15조3639억원으로 1.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상반기까지는 최근의 금리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NIM이 상승할 전망이다. 신규 수신금리가 빠르게 상승하여 신규 대출금리 상승폭을 상회하고 있지만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며 "NIM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은행주는 절대수익률과 상대수익률 어느 관점에서나 좋은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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