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3곳 "국민연금 반대 시 주총 안건 통과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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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2-2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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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경련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의 절반 가까이 어려울 것"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 10곳 중 3곳은 국민연금이 반대하면 주총 안건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 1조원 이상 기업들의 경우 절반 가까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시장조사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 주주총회 애로사항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연금이 주총 안건에 반대의사를 사전에 공시하면 주총 당일 해당 안건의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응답이 전체(154개사)의 31.2%에 달했다고 27일 밝혔다.

정부가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는 제도를 꾸준히 도입하고 지난해 12월에는 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도입 계획을 밝힌 이래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이 주목돼 왔다. 이번 조사대상 기업 10곳 중 3곳 이상은 국민연금이 반대하는 안건의 주총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또 매출 1조원 이상으로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들은 '국민연금이 사전에 반대의견을 공시하면 안건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이 43.5%로 나타나 이들 기업이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총을 앞두고 누구의 주주제안(경영권 분쟁 직접당사자는 제외)이 가장 큰 부담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기업들은 국민연금(24.7%), 기관투자자(24%), 해외기관투자자(15.6%), 소액주주연대(15.6%) 등의 순으로 답했다.

또 국민연금의 자료요구나 질의 등이 예년보다 '더 많아졌다'고 답변한 기업이 24%로, '줄었다'고 답변한 기업 3.9%보다 6배 이상 많았다.

기업들은 주총을 앞두고 사업보고서와 사외이사 후보자 선정에도 큰 부담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응답 기업들은 '주총 전 사업보고서 확정 및 각종 사전 공시'(49.4%)와 '의사정족수 확보 및 의결권수 확인'(31.2%) 등을 주주총회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지난 2019년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사업보고서를 주총 전에 공시해야 하고 늘어난 사외이사 결격사유들 때문에 적당한 후보자를 찾는 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 분리선출까지 도입되면서 기업 실무자들이 주총 준비에 신경 써야 할 사항들이 대폭 늘었다는 설명이다.

주총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어떤 제도 개선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44.8%는 '상법·공정거래법·자본시장법 등에 산재한 각종 공시사항이나 공시절차 간소화'를 꼽았다.

또 지난해까지 증시 호황으로 일반인의 주식시장 참여가 늘고 주주가치 실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이번 주총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이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23.1%)이라고 답했다.
 

[사진=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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