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해외 출국자 급감세가 2년여 간 지속됐지만, 오히려 카드 해외결제 금액은 1년 전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해외직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거주자(국내 카드사에서 신용/체크/직불카드를 발급받은 내·외국인)의 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122억3000만 달러(약 14조735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의 103억1000만 달러(약 11조4317억원) 대비 18.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020년 당시 코로나 확산으로 해외 출국이 급감하면서 해외결제금액이 반토막(전년 대비 46% 감소) 났던 것과 비교하면 2021년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낸 것이다.
한은 측은 이 같은 결제액 증가 배경과 관련해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내국인 출국자 수 감소에도 온라인쇼핑 해외 직접구매가 크게 늘었다"면서 "특히 지난해의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직구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내국인 출국자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0년 1249만명 수준이던 출국자 수는 해마다 증가해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는 10년여 간 두 배가 훌쩍 넘는 2871만명이 해외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코로나가 본격화된 2020년 들어 428만명으로 급감했고 코로나 2년 차인 2021년에도 연간 122만명이 해외를 방문하는 데 그쳤다.
해외를 방문하는 대신 비대면 온라인쇼핑을 통한 해외직접구매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4억6000만 달러 수준이던 '해외직구' 규모는 2021년 들어 44억9000만 달러로 1년 새 무려 30%포인트가량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매매기준율, 평균) 역시 지난해 기준 1144.4원으로 전년(1180.1원) 대비 3%포인트 하락해 해외직구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낮췄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 사용규모가 72억1900만 달러(2020년)에서 82억5700만 달러(2021년)로 전년 대비 14.4%포인트 늘었다. 체크카드(29억9200만 달러→38억6300만 달러)와 직불카드(9900만 달러→1억700만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종류별 비중은 신용카드가 전체의 67.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체크카드가 31.6%, 직불카드가 0.9%로 나타났다. 거주자들이 해외결제 시 사용한 카드 한 장당 사용금액은 평균 263달러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비록 연간 출국자 수 자체는 급감했으나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작년 하반기 이후 해외방문에 나선 거주자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향후 해외 주요국 방역이 풀리고 해외방문객이 늘어날수록 그에 따른 카드 결제액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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