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그의 전시회가 진행돼 다녀왔다. 한국 전시를 위한 미공개 신작과 오리지널 실물 미니어처들이 가득했다. 구두, 음료수병, 지퍼 등 우리의 삶에서 사소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그의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의미와 장면으로 탈바꿈했다.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의 제목에서도 특별함을 보여줬다, 평범한 제목이 아니라 ‘신원불명의 물건은, 감식결과 클립으로 밝혀졌습니다’, ‘여행은 인생의 향신료’ 처럼 그가 사용한 일상 속 물건들을 결합해 재치 있는 제목을 만들어냈다.
주제와 소재뿐만 아니라 미니어처의 섬세함도 눈에 띄었다. 작가는 미니어처를 제작하고 사진을 통해 작품을 완성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전시장에는 사진 뿐 아니라 실제 미니어처 작품들이 함께 전시돼 있어 미니어처 실물과 작가의 사진작품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다.
작가의 섬세함은 작품 뿐만 아니라 전시를 배치하는 과정에서도 느껴졌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생각해 배치도 아이들 키에 맞췄다고 한다. 전시된 작품들이 꽤 많아서 한 관람객은 직원에게 “어디가 끝이냐”고 묻기도 했다.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작품을 보고 나오니 다른 전시회와는 다른 여운이 남았다.
이번 전시회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평소 상상하지 못했던 작품들이 탄생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좋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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